2022년 2월 23일
엄마가 코로나에 감염되어 중증 기저질환자로 곧 지역의 공공의료기관에 입원할 것 같다고 했다. 코시국 2년 동안 그렇게나 잘 버텼는데, 결국은 코로나에 확진되었다고 하는 동생의 말에 나는 심장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2020년 코로나가 처음 유행했던 그때도 엄마랑은 그걸로 참 많이 싸웠었다. 엄마는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오랫동안 받고 있었고 면역도 약하니까 조심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을 해도 답답하다며 마스크 없이 동네 마실을 다녔다. 나도 그런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걱정하는 마음이 짜증으로 발산되는 것은 나도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점점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고 나서는 엄마도 스스로 조심하기 시작했고, 건강이 더 많이 나빠지고 나서는 병원 외에 집 밖으로 나갈 생각도 잘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서 옮은 것일까, 너무 이상했다. 현재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남동생도, 서울 병원에 갈 때마다 엄마를 돌보고 있는 언니도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구태여 범인을 찾자면 마스크도 하지 않고 외출해서 술이나 진딱 처 마시고 돌아다니는 아빠라고 생각했다. 결국 한 집에 사는 엄마와 아빠와 남동생은 모두 코로나 확진자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처럼 심각한 상황을 이겨내고 엄마가 벌떡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 엄마는 강한 사람이니까.
나는 하던 일을 2월 중에 마무리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3월에 엄마집에 가겠다고 했다. 그때 가면 한 2~3주 정도는 엄마 옆에 딱 달라붙어 해달라는대로 다 해주고 와야지 마음을 먹었다. 또 지지고 볶고 싸울 게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었으나 2월 초에 마지막으로 엄마를 보러 갔을 때에는 그럴 힘도 없어 보였다.
이제 정말로 그냥 옆에 있어주기만 해야지. 싸우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