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앱, 맛집 앱.. 출시 예정
날카로움을 구부려 보물을 만드는 법
세상은 늘 더 날카로운 것을 원한다.
더 정교한 알고리즘, 더 집요한 데이터 분석, 더 빈틈없는 수익 모델.
누가 더 빨리 꿰뚫는지, 누가 더 정확하게 파고드는지, 누가 더 효율적으로 이익을 챙기는지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그런데 한편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너무 날카로운 것은 오래 곁에 두기 어렵다는 것을.
끝이 지나치게 선 도구는 무언가를 잘라낼 수는 있어도, 오래 품지는 못한다.
정확함이 지나치면 차가워지고, 효율이 극단으로 가면 사람은 쉽게 지친다.
나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한다.
영리한 것을 평화적으로 다듬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아주 조금만, 정말 끝부분만 구부리면 된다.
그러면 그것은 더 이상 누군가를 찌르는 칼이 아니라, 무언가를 담아내는 도구가 된다.
우리가 만드는 것들의 본질도 거기에 있다.
곧 출시될 명함 앱과 맛집 앱은 단순히 정보를 더 잘 모으고, 더 빠르게 분석하고, 더 영리하게 연결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날카로워질 수 있는 기술의 끝을 살짝 구부려, 사람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시도에 가깝다.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정보는 어렵지 않다.
조금만 공을 들이면 누구의 취향이 무엇인지, 무엇을 아쉬워하는지, 어떤 지점에서 마음이 움직이는지 알아낼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그 정보를 상대를 이기기 위해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더 잘 대접하기 위해 사용할 것인가.
바로 그 지점에서 기술의 품격이 갈린다.
누군가를 공략하기 위한 리서치는 차갑다.
하지만 누군가를 환대하기 위한 리서치는 따뜻하다.
정보는 같아도 방향이 다르면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상대를 압도하는 우위가 아니라, 상대가 기분 좋게 머물 수 있는 자리다.
이기기 위한 정보가 아니라, 잘 모시기 위한 정보.
나는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고 믿는다.
욕망도 마찬가지다.
비즈니스에는 언제나 계산이 있다.
사람은 손해 보기 싫어하고, 가능하면 더 많이 가져가고 싶어 한다.
중요한 것은 그 욕망을 없애는 일이 아니다.
그보다 더 현실적인 방법은, 그 방향을 바꾸는 일이다.
나만 이익 보려는 계산을 조금만 구부리면,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가 된다.
당겨오려는 본능도 설계에 따라 선순환의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
나는 그 가능성을 꽤 요즘 진지하게 믿으려 한다.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을 조금 더 우아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만들고 싶은 시스템의 태도다.
어쩌면 우리가 하는 일은 과학기술의 직선을 인간사회의 곡선으로 번역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둘 중 하나를 버리려는 것이 아니다.
가장 날카로운 지능을 가장 부드러운 형식 안에 담아보려는 것이다.
직선은 빠르지만, 곡선은 품는다.
날카로움은 강력하지만, 부드러움은 신뢰를 만든다.
그리고 오래 남는 것은 대개 후자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을 이기기 위해 더 날카로운 칼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가장 날카로운 지능의 끝을 가장 부드럽게 구부려,
오래 신뢰받는 보물을 만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