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굶지 않는다는 말

3만원의 기적 , 나를 살린 후원 이야기

by 도로미

누가 봐도 안정된 직장, 매달 들어오는 좋은 월급,
그 시절 나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매일 아침 일어나기가 괴로웠다.
같은 부서에 있는 사람은 ‘동료’가 아니라 ‘경쟁자’였고,
살기 위해 누군가를 무너뜨리는 게
당연한 구조처럼 여겨졌다.


나는 그 안에서 점점 말라갔다.
몸은 회사에 있었지만,
마음은 늘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가난한 채로 앉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플랜코리아 광고를 보게 됐다.
아프리카 아이를 한 명 후원하면,
그 아이가 학교에 다닐 수 있고,
식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망설이지 않았다.
그렇게 매달 3만 원씩, 두 명의 아이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이었고,
그게 내 일상에 크게 영향을 주진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3만 원이 내 마음을 살리기 시작했다.

어느 날, 플랜코리아에서 메일이 왔다.
번역된 아이의 편지가 이렇게 시작됐다.


“후원자님, 감사합니다.
당신의 후원 덕분에
저는 밥을 굶지 않고,
아픈 엄마 약도 사드릴 수 있었고,
학교에도 다니고 있어요.”


나는 그 문장 중
“밥을 굶지 않는다”는 말에서 멈췄다.

매달 나가는 3만 원이
누군가에겐 생명 같은 일이 된다는 걸,
그제서야 실감했다.


그 아이들의 편지를 정독할 여유는 없었다.
그 시절 나는 늘 지쳐 있었고,
메일을 열어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저 제목과 첫 줄만 읽고,
그 안에 담긴 따뜻한 숨결을 마음에 꾹 눌러 담곤 했다.


아이들은 어느새 어른이 되었고,
나는 더 이상 그 편지를 받지 않지만,
그 시절 내가 매달 보낸 3만 원은
결국 나를 살리고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를 도운 기억이
나를 정결하게 만들고,
미움과 상처의 사이클에서 나를 끌어내줬다.


지금 나는 정읍에 산다.
예전처럼 많은 돈을 벌지는 않지만,
마음이 덜 가난해졌다.


선하게 살고 싶다.
그냥 막연히 착한 사람이 아니라,

각박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어쩌면,
그때 후원했던 아이들의 편지가
나에게 보내온 하늘의 위로였을지도 모르겠다.




✍️ 작가의 말 (글 하단 추천)

누군가에게 보낸 따뜻한 선택이 결국 나를 살렸습니다.
지금도, 그 기억이 제 마음을 맑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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