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자유롭고도 고독했던 코로나 시절

[어른을 위한 인생수업-류쉬안] 책을 읽고 쓰는 이야기

by 자청비

10여 년 전과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보면, 정말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그때 나는 관계에 서툴렀지만 사람을 좋아했고, 두루두루 친해지길 원하던 순수하고 철없는 시절이었다.

그러나 결혼 이후, 인간관계에 대한 나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두렵고 귀찮아진 때가 있었다.

오직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편했고,

억지로 이어가던 관계들 앞에서 늘 지쳐 있었다.

그러던 중 코로나가 찾아왔다.


‘이제는 안 만나도 된다.‘라는 공식적인 핑계가 생겼다는 안도감에

마음이 한없이 가벼워졌다. 심지어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기뻐 만세를 외치던 날도 있었다. 처음의 코로나 시기는 내게 안식과도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길어지자 상황은 달라졌다.

사람들과 멀어진 고독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마음은 서서히 무거워졌다.

무엇보다 코로나 자체보다도 코로나에 걸렸을 때 주변의 시선이 두려웠다.

마치 죄인이 된 듯 몰아붙이는 분위기 속에서, ‘걸리면 안 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식은 달라졌다.

정부 지침도 완화되고, 사람들도 점차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결국 우리 가족 중 나를 제외한 모두가 코로나에 걸렸을 때, 더 이상 두려움은 남지 않았다.


코로나 시절은 나에게 두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안도와 평안, 동시에 고독과 두려움.

그 긴 시간을 지나며 나는 알았다.

고립 속에서만은 살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관계는 때로는 피곤해도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코로나 이후 세상은 달라졌다.

아이들의 교육도 달라졌고, 나의 삶 역시 달라졌다.

그 시절의 고독은 끝났지만, 그때의 깨달음은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