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탐방
우리 동네 옆 퇴로리에는
오랜 세월 동안 보존된 고택들이 많다.
그러니까 기와를 얹은 기와집, 조선시대 양반들이 살았던 집이다.
퇴로마을의 고가는 밀양시에서도 문화재로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허물어진 담장을 정비하고 고가의 흙담을 보수하며
고택 주변을 깨끗하게 관리를 하고 있다.
밀양시 부북면 퇴로리 퇴로마을 이 마을은 배산임수의 지형으로 마을 뒤쪽으로는
밀양의 명산 화악산이 버티고 있고 앞으로는 넓은 퇴로 저수지가 조성되어 있어
마을 어디에서 앞을 내려다봐도 답답함이 없이 시원스럽다.
이 마을은 차를 타고 지나다가 보아도 지형 참 아름답고 평온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늘도 높고 화창한 가을날
예스러운 고가 골목길을 한복을 입고 돌아보는 체험이 있어 참여해 보았다. (2022년 10월)
퇴로마을 소은 고택
소은고택의 주인 소은공(1895년-1973년)은 여주이씨 밀양 퇴로문중의 도하공의 차남으로 퇴로에서 나서 별세하시는 날까지 퇴로에서 뿌리를 두고 살아오신 분이다. 소은공은 문중에서 설립한 화산의숙에서 신학문을 배워 신구를 겸전한 학자이었으며, 정진학교와 명륜학원 등 육영사업에 평생을 헌신한 교육 사업가이었다.
소은고택에서는 아주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제외한 봄, 가을에는 사랑채를 개방한단다.
고택체험을 원하시는 분들은 숙박도 가능하다.
한복을 입고 고택 둘러보기 행사 덕분인지 여러 고택들이 개방되어 있어 여주이씨 본가인 고택도 둘러보고 고택의 흙 담장을 끼고 골목길 따라 걷기를 해 봤다.
만추의 풍요로운 계절
익어가는 곡식과 열매들.
흙 담장 아래서 피어있는
꽃들이 정겹고 운치가 있다.
마당 후원을 지나 담장 끝 흙 담장에는 문이 달려있다. 그 쪽문으로 옆집과 왕래를 했다는 ~~
집을 둘러싼 흙 담장은 단절의 의미도 있지만 소통의 통로인 쪽문이 재밌기도 하고 흙담장이 주는 안온함이 유년 시절을 더듬게 만든다.
문화 특화지역 조성 사업으로 고택을 활용한 문화 찾기 행사도 열렸다. (2021년 10월)
내가 기와집 고택에서 살아 본 적은 없지만 이상하게도 고택의 기와를 인 담장을 보거나 기와집 후원의 장독대를 보면 마음이 설레고 가슴이 뛰더라는 것이다.
언젠가 딸내미와 우리 동네 한 바퀴 산책하면서 대문 지붕에도 기와를 얹은 재실을 보며
엄마 : 난 오래된 기와집을 보면 참 맘이 설레더라. 특히 기와집 담장이랑, 장독대, 후원을 보면 가슴이 뛰더라고~
딸 : 엄마는 전생에 조선시대에서 살았나?
엄마 : 아마도 부잣집 안방마님이나 부잣집 아씨가 아니었을까?
딸 : 아닐걸~ 아마도 부잣집 안방마님 몸종이었을지도 몰라~
엄마 : 뭣이라고!
딸 : 엄마가 장독대 보고 가슴이 뛴다는 것은 실수로 장독을 깬 바람에 안방마님에게 엄청 혼나고 담장 아래서 훌쩍거린 기억이 잠재의식 속에 남아 있어서 그럴 수도~ ㅋㅋ
어쨌든 고택의 풍경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역사와 삶이 녹아 있는 곳으로 담장 아래 촉촉히 이끼 낀 흙을 들여다 보거나 고즈넉한 후원을 거닐다 보면 비밀스러운 뭔가의 느낌이 전해져 온다.
2021년 열렸던 고택을 활용한 문화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