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빨간지붕 Aug 23. 2024

슬기로운 노년일기

비 오는 날 - 참, 좋은 날씨다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지만, 아침 7시 30분인 현재는 무척 덥다. 오늘은 비단이와 3시간 놀아주는 날이라 마음이 분주하다. 남편이 아침 먹는 시간에 나는 후다닥~ 비단이가 좋아하는 호박전을 구웠다.







 비단이는 점심으로 호박전을 찬으로 주니 다른 것은 안 먹고 호박전만 먹는다. 기분이 좋은지 아! 소리를 내며 입에 넣고는 온몸을 흔들어댄다. 더운 여름날 아침에 호박전 굽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온몸으로 맛있어하는 비단이를 보니 매일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솟아난다.







  드디어 비가 내린다. 천둥 번개까지 동반한다. 빗 속에 운전하기 힘들다는 비단이 모친의 배려로 나는 그만 3시간을 못 채우고 일찍 퇴근한다.

  참, 좋은 날씨다.







  비단이가 내 품에 안겨 낮잠 잘 때, 눈으로 공부했던 팬드로잉을 집에 와서 그려본다. 해칭으로 나무의 음영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차분하게 줄 긋기에는 빗소리가 제격이다.

  참, 좋은 날씨다.








  비 오는 날을 핑계로, 새로 생긴 고깃집에 가서 저녁을 먹자는 남편의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 날궂이 제대로 한다.

  참, 좋은 날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