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을 대하는 자세 - 오징어 덮밥
혼밥상 - 오징어 덮밥
뭘 먹을까?
남편은 저녁약속으로 외출한 날, 오늘저녁은 나 혼자 먹어야 한다.
혼자라서 부실하게 끼니를 넘길까 걱정된 남편이 꼭 먹으라고 한차례 잔소리를 쏟아부었다
둘이 지내기엔 넓고 넓은? 집이지만, 가끔씩 남편이 나가 주는 날에는 뭔가 방해받지 않는 듯한 나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참 좋다.
한참을 혼자 놀다가 배가 고파진 나.
냉장고 문을 열고 닫고, 열고 닫은 후 내손엔 오징어 한 마리가 잡혀 나왔다.
오징어 썰고, 양파, 당근, 고추, 파, 마늘도 채 썰어 준비한다.
혼밥상에 어울리는 덮밥으로 간다.
내요리철학은 쉽고 간편하게, simpie is best다.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어 볶다가, 집간장과 굴소스로 간한다.
양파가 투명하게 익을 즈음에 오징어도 알맞게 익어간다. 요리 끝
어울리는 그릇 찾아서 밥과 오징어볶음을 담는다.
마지막, 후추 " 드드득" 뿌려주면 일품요리가 탄생한다.
근사한 플레이팅.
집밥의 근사함을 추구한다.
내가 나를 대접하는 단아한 저녁 한 끼
과하지 않은 양념은 오히려 오징어의 맛을 제대로 살려준다.
부드럽고 구수하다.
푸르른 젊음처럼 화려함은 없어도
소박한 노년의 건강하고 맛있는 한 끼로는 부족함이 없다.
고즈넉한 저녁의 혼밥상.
그러나
쓸쓸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