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업자는 어떤 책을 읽었을까
커버사진 출처: 연합뉴스
일상생활 속에서 책을 가장 가까이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다독가, 대학교수, 도서관 사서 등 여러 직업군을 들 수 있지만, 직접 책을 만들고, 유통하는 일을 하는 출판업계 사람들을 빼놓을 순 없다. 신영준은 도서출판 '상상스퀘어'의 의장이다. 그는 '신박사'라는 별칭으로 '스터디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상상스퀘어에서 출간한 책들 중 소위 말하는 '대국민 필독서'들을 소개하고 있다.
단순히 소개(홍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씽큐베이션'이라는 무료 독서모임을 온라인 기반으로 운영 중이며, 저자와의 만남 등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도 추진하는 등 책 읽는 문화를 널리 퍼뜨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혹자는 책팔이라며 그를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성인 10명 중 6명이 1년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대한민국 현실(2023. 국민독서실태조사, 문체부) 속에서 양질의 책을 번역, 출간해 주고 책을 구입한 독자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독 할 수 있도록 A/S까지 해주는 게,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얼마가 고마운지 모르겠다.
신영준. 그는 단순 책팔이 일까, 독서문화 전도사일까. 그가 강추하는 '대국민 필독서'들을 통해 그의 진심을 파헤쳐 보자.
1. 인간관계론 - 데일 카네기
2. 퓨처 셀프 - 벤저민 하디
3. 유연함의 힘 - 수잔 애쉬포드
4. 초집중 - 니르 이얄
5. 초생산성 - 마이클 하얏트
6. 강인함의 힘 - 스티브 매그니스
7. 벤 버냉키의 21세기 통화 정책
8. 고통의 비밀 - 몬티 라이먼
9.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 도리스 컨스 굿윈
10. 놀라움의 힘 - 마이클 루셀
* 읽은 책, 읽지 못한 책
*책에 표시된 독서 난이도
읽기 쉬움: *
약간 쉬움: **
보통: ***
약간 어려움: ****
읽기 어려움: *****
1. 인간관계론 - 데일 카네기
지금까지 50번 읽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50번 더 읽을 것입니다. - 신영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에 관한 영원한 고전. 최근 범람하여 약간 피곤하기까지 한 자기계발서의 최초 출발점이 된 책이다. 1~2년만 지나도 낡은 느낌이 드는 최근 도서들과는 달리, 이 책이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스테디셀러가 된 데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저자는 성공한 위인들의 삶을 집중 연구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강의를 진행하며 보통 사람들이 겪는 인간관계 문제까지 분석해 이 책을 만들었다. 그 결과 실제로 삶이 바뀌는 효과적이고 유용한 삶의 원칙들을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인간관계의 본질이 바뀌지 않는 한, 이 책은 앞으로도 영원히 수많은 독자들의 인생을 바꾸는 '대국민 필독서'로 남을 것이다.
독서 난이도: *
2. 퓨처 셀프 - 벤저민 하디
현재와 미래를 더 가치 있게 바꾸고 싶다면, '미래의 나'와 연결하라!
벤저민 하디는 '미래의 나'를 적용하는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다. 이 책은 미래의 내가 어떤 모습일지 깊이 생각해 보고, 지금 그 사람이 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인생 지침서이다. 미래에 대한 명확한 목적은 현재의 나를 발전시키고 상황을 나아지게 한다. 반면 눈앞의 목표를 추구하거나 도파민이 활성화되는 쾌락만 일삼는다면 미래의 나는 결국 큰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찾아 읽어도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면 아직 '미래의 나'와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목표를 향해 가기보다 목표라는 지점, 다시 말해 미래에서부터 생각하고 행동하면 우리의 뇌는 저절로 그렇게 작동한다고 강조한다.
독서 난이도: *
3. 유연함의 힘 - 수잔 애쉬포드
수십 년 경력의 리더십 전문가가 쓴 이 책은 인생의 모든 경험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살다 보면 누구나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맞닥뜨리게 마련이다.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 누군가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반면, 누군가는 어려움 앞에 좌절하고 주저앉는다. 이때 필요한 것이 유연함의 기술이다. 먼저 스스로 무엇을 배우고 싶고 어떻게 변하고 싶은지 목표를 설정한 다음(학습 마인드셋), 실험 계획을 수립해 실행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는다(새로운 행동 실험 및 피드백). 그 과정에서 얼마든지 상황에 따라 실험을 변경하거나 목표를 변경할 수도 있다(체계적 성찰 및 개선).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과정과 경험에서 학습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준비 없이 새로운 상황에 내던져지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모든 경험을 즐기면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독서 난이도: ***
4. 초집중 - 니르 이얄
'바른' 행동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나를 탈선시키는 '나쁜' 행동을 끊어야 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훅'의 저자 니르 이얄이 쓴 집중력에 관한 책. '훅'에서 저자는 심리학적 기법을 활용하여 직관적이고 소비자 친화적이며 '끌리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비법을 공개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인스타나 넷플릭스 같은 '끌리는' 디지털 상품들이 우리 삶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다는 것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되고, 도둑맞은 집중력을 되찾아 올 수 있는 ‘초집중’의 4단계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현대인이 딴짓하는 원인을 우리 내면에서 찾고 있는데 반해,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은 사회시스템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똑같은 현상에 대해 원인분석이 다른 두 책을 비교해서 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5. 초생산성 - 마이클 하얏트
한 번뿐인 인생을 나 자신을 위한 인생으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무가치한 일에 매몰되어 살 것인가?
일터와 일상 속에서 높은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아홉 가지 비결을 제시한 책.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이 평균적으로 하루에 잃어버리는 시간은 3시간 이상으로, 많게는 6시간에 달한다고 한다. 1년에 250일을 일한다고 생각하면, 적게는 750시간, 많게는 1,500시간을 낭비하는 셈이다. 그럼 낭비된 시간을 줄이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면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생산성이 높다는 것은 적은 노력으로 많은 결과를 얻는 걸 뜻한다. 일터에서 쓰는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결과를 낼 수 있다면 남는 시간과 에너지는 온전히 자신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시간과 주의력 낭비 그로 인한 생산성 저하는 악순환의 굴레처럼 빠져나오기 어렵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초집중'과 이 책 '초생산성'은 굴레 탈출을 위한 좋은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독서 난이도: **
6. 강인함의 힘 - 스티브 매그니스
행동과학자이자 올림픽 선수 코치인 저자가 최신 스포츠 과학과 심리학을 바탕으로 말하는 진정한 의미의 강인함에 관한 책. 여태껏 우리에게 알려진 강인함은 마치 불도저처럼 극한까지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이미지였다. 약점을 보이는 것은 강인함의 반대인 나약함의 상징으로 여겼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한 것을 '가짜 강인함'이라 말한다. '진정한 강인함'은 고통, 분노와 같은 우리들의 생리적, 감정적, 심리적 반응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러한 반응들을 사용하여 도전을 극복하는 것이다. 진정한 강인함을 얻기 위해 우리는 허상을 버리고 현실을 받아들여 대비해야 하고,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여 난관과 소통해야 하며, 반응하지 말고 대응하여, 난관을 넘어서 더 큰 '나'를 만나야 한다. 신박사가 가장 최근에 밀고 있는 대국민 필독서다.
7. 벤 버냉키의 21세기 통화 정책
미국이 기침할 때,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
202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미국 연방준비제도 전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의 책. 오늘날 세계 경제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미국은 세계 경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경제 대국이다. 미국 돈, 달러가 지배하는 세계이니만큼, 미국 금리가 변동함에 따라 세계 금리는 물론 환율과 수출입 등 각종 경제 상황이 영향을 받는다. 이게 바로 한국에 사는 우리가 미국의 통화 정책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하는 이유이며,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의 의장이었던 저자는 연준이 펼치는 정책을 친절하고 쉽게 설명할 뿐만 아니라, 어떤 의도와 심리를 바탕으로 정책을 펼치는지까지 세세하게 설명해 준다. 돈 공부, 경제 공부를 제대로 하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대국민 경제문맹 탈출 필독서'이다.
*홍춘욱의 [벤 버냉키의 21세기 통화 정책] 특강 보기
8. 고통의 비밀 - 몬티 라이먼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반응이다
2020년 영국왕립의학협회 통증 분야 논문상을 수상한 몬티 라이먼 박사가 쓴 책. 저자는 통증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통증은 특정 부위의 조직이 손상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통증은 우리의 의식적 통제 밖에 있는 뇌가, 우리가 위험에 처해 있음을 의식적 마음에 알리기 위해 내리는 결정이다. 즉, 통증은 뇌에서 '감지'되는 것이 아니라 뇌가 통증을 '만든다'. 그러므로 심각한 사고나 부상을 겪은 사람들이 과민반응이나 회피적 성향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몸속에 손상이 없는데도 만성 통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특정 원인을 찾기보다 개인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치료가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독서 난이도: **
9.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 도리스 컨스 굿윈
리더는 타고나는가, 아니면 만들어지는가?
퓰리처상, 앤드루 카네기 메달, 링컨상을 수상한 역사학자이자 정치평론가 도리스 컨스 굿윈의 리더십에 관한 책. 저자는 '리더십'이란 덕목을 설명하기 위해 혼란기 때 가장 뛰어난 리더로 활약한 네 명의 인물을 데려온다. 바로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프랭클린 루스벨트, 린든 존슨이다. 이 책은 훌륭한 위인 4명에 대한 단순한 전기가 아니다. 철학과 문학, 경영학과 정치학, 비교 연구법을 활용하여 '리더는 어떻게 탄생하는가?'란 질문에 대한 답을 총망라한 책이다. 전 세계가 분열과 혼돈에 빠진 요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과 적합한 의사결정 능력을 지닌 리더가 필요한 지금 시대 우리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독서 난이도: ***
10. 놀라움의 힘 - 마이클 루셀
대한민국의 모든 선생님들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 신영준
유연함, 강인함과 함께 신박사가 강력 추천하는 '~힘 시리즈' 세 번째 책. 저자 마이클 루셀은 40년간 교사이자 상담가로 경력을 쌓아왔으며, 이 책에는 저자가 10여 년 동안 수집한 다양한 일화가 제시되어 있다. 저자에 따르면 놀라움이라는 신경학적 사건은 믿음을 즉각적으로 형성하거나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촉매제다. 이러한 놀라움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심어줄 뿐 아니라 나아가 상대방의 인생까지 바꿀 수 있다. 교사가 아니더라도 부모, 직장 상사 등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기 쉬운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모두가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우리가 신중하고 사려 깊게 계획한 그 순간이, 누군가에는 새로운 믿음이 싹트는 중대한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
독서 난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