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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끄적쟁이 Sep 16. 2024

밑바닥에서 다시 한번 리바운드!

책 '삶의 에이스가 되는 슬램덩크의 말'을 읽고

*자음과모음 출판사로부터 '삶의 에이스가 되는 슬램덩크의 말'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공허한 좋은 말 대잔치는 이제 그만!


쏟아지는 자기 계발 서적과 명언 블로그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다른 사람에게 친절해라',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 '자기 자신을 믿어라' 등이 좋은 말인 건 누구나 다 안다. 그런데 과정은 생략한 채 결과만 취하다 보니 와닿지가 않는 경우가 생긴다. 고개는 끄덕여지는데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이건 마치 국어공부 한답시고 고전 문학작품을 '요약본'으로 공부하는 것과 같다. 그렇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거리와 결말을 안다고 그 작품을 읽었을 때의 감동이 온전히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슬램덩크의 말'은 명언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였다.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 중에 슬램덩크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만화이며 18개월 전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젊은 세대들에게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저자 사이토 다카시는 초인기작 '슬램덩크'의 유명한 대사를 뽑아와서 우리에게 소개한다. 하나하나 익숙한 말들을 떠올리는 순간, 그때 그 추억의 장면이 머릿속에 다시 재생된다. 그리고 우리의 가슴은 다시 한번 뜨거워진다. 인간의 행동은 '두뇌'와 '감정'에 따른다. 감정을 자극받으면 두뇌를 써서 생각하고 행동에 옮긴다. '말'이 가지는 힘을 아는 저자는 추억의 명대사를 이용해 읽는 사람의 감정을 들끓게 하고 행동에 옮기도록 유도한다. 독자들을 이끄는 솜씨가 조곤조곤한 말들로 북산고 선수들을 지휘하는 안감독님에 비견된다.


내가 뽑은 슬램덩크의 말 베스트 5


완결된 지 30년 가까이 된 작품이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이유는 작중 인물이 던지는 메시지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슬램덩크를 그린 만화가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등장인물 모두에게 반드시 결점을 하나 이상 부여한다고 한다. 약점을 가진 한 인간이 고된 훈련으로 천천히 재능을 꽃피우는 모습. 그런 드라마가 우리에게 시대를 불문하고 감동을 주는 것이다. '슬램덩크의 말'에 나오는 50가지 명대사 중 내가 고른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5위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란 어떤 선수라고 생각하냐... 아마 팀을 우리나라 최고로 이끄는 선수이겠지. 내가 그렇게 한다" - 서태웅

명확한 목표가 생기면 해야 할 일이 좁혀지고 그러면 사람은 달라질 수 있다.


4위

"그래 난 정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 정대만

자신의 정체성을 획득하면 살아갈 기력이 솟구치고 자신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다.


3위

"안 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 - 정대만

가장 소중한 걸 얻기 위해선 때론 자존심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2위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였을 때였나요? 난 지금입니다!" - 강백호

당신에겐 모든 걸 걸고서라도 지키고 싶은 가치가 있는가.


1위 

"단념하면 바로 그때 시합은 끝나는 거야." - 안 선생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여전히 '슬램덩크'가 필요한 이유


250쪽 남짓한 책을 넘기면서 슬램덩크의 명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빨리 감기를 이용해 한번 더 완독 한 느낌이 든다. 분명 이 책은 '슬램덩크'를 모르고 읽으면 재미가 반감되는 책이다. 명작을 요약본으로 읽는다면 어찌 그 서사를 다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출판사와 저자는 영리한 선택을 했다. 두꺼운 고전보다는 만화 그리고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진입장벽이 훨씬 낮기 때문이다. 슬램덩크에 열광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슬램덩크의 말'에 빠져드는 사람도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다.


인생의 밑바닥에 내팽개쳐진 느낌이 드는 세상의 모든 슬램덩크 덕후들이여. 어쩌면 이 책이 다시 한번 당신의 인생을 '리바운드'시켜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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