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적 민주주의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57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오십 칠 번째



50558b15-12d3-4476-9c7a-47633a5bf0ae.jpg 히틀러와 힌덴부르크

제도권에 들어온 비 민주적인 사회 및 정치 활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민주주의 사회는 표현의 자유와 함께 사상의 자유까지 포함되어 있으므로 사회 구성원이 어떤 생각을 하든 어떻게 그것을 표현하든 간에 자유를 보장하는 원칙하에 자기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게 보장한다. 딱딱한 개념으로서 단순히 민주주의의 어떤 정당성 혹은 기능성을 제외하고서라도 사회 구성원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역설적으로 구성원의 통합을 평화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Bundesamt_fuer_Verfassungsschutz.jpg 쾰른에 위치한 독일 연방헌법수호청

그런데 가장 잘 나가던 민주적 헌법이 되레 최악의 역사를 만들어 민주주의의 역설을 잘 설명하게 되었는데, 바로 바이마르 헌법내 독일에서 총리로 선출된 "히틀러"가 있다. 단편적으론 히틀러가 선출되기까지 대부분의 시민이 선동되어 히틀러에게 표를 주고 당선시켰다고 생각하지만 압도적인 표차이로 밀어붙여 히틀러는 당선되지 않았다. 그리고 국민을 상대로 선동한 단순한 결과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때 당시 독일 사회를 재평가하는 사람들은 나치 지도부의 일방적인 문제도 아니고 단순히 국민들의 문제도 아닌 복합적인 양상으로 판단한다. 첫 번째로 나치라고 부르는 민족사회주의노동자당이 본래는 "돌격대"를 편성해 정치깡패들이 독일 사회를 혼란케 했다는 생각을 하지만 정작 권력의 중심에선 크게 대두될 만한 문제는 아니었다. 사민당이나 공산당 같은 정당들도 그만큼 막 나가면 막 나갔기에 비단 나치만의 두드러진 특징이 아니여서다.


두 번째로는 나치는 원내 1당이었지만 과반을 차지한 역사는 없다. 나치가 본색을 드러내기 전에 힌덴부르크 대통령을 구워삶아 본래 융커(토지지주)들과 보수층들에게 사랑의 시그널을 보내면서 그리고 의사당 방화사건으로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히틀러 행정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수권법을 하기까지 꽤 나름대로 제도권 내에서 합법적으로 권력을 찬탈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애초에 판이 불리하든 유리하든 나치도 집권할 수 있도록 하는 "민주적" 선출제도가 있어왔고 민심이 곧 표심으로 나타나는 정당성 이외에 제도적 허점을 예측하거나 대비하지도 않아 결과적으로 나치가 1당이 되었다. 당내에서 총리가 선출되고 나치독일 일당독재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비민주적인 정당과 단체가 민주주의라는 제도권 내에서 표를 얻고 마침내 군림하는 끔찍한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어찌 되었든 간에 침묵하는 국민들이 필요성에 의해 그들에게 권한을 위임했기 때문이다.




스크린샷 2024-04-29 205028.png 체포되는 주동자 하인리히 13세 / AP통신

혹독한 교훈을 얻은 오늘날 독일은 방어적 민주주의란 개념을 내세워 민주주의도 일반적인 민주주의가 아닌 방어적 혹은 전투적이라는 형용사를 붙여 민주주의가 자가파괴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 독일 헌법수호청이란 기관, 봉쇄조항 그리고 위헌정당해산제도등이 있다. 헌법수호청이 하는 역할은 국정원과 비슷한 기능을 하고 있다 볼 수 있는데, 국외로 향하는 안보문제보다 자국 내 극단주의와 비민주적 활동들에 대한 감시와 감청을 하고 있다.


위헌정당해산제도도 우리나라에서도 적용되었던 사례가 있듯이 민주주의 제도하에 활동하는 정당들이 외적으론 국민을 위한 정당이라 외치면서 내부적으로는 과연 조직이 민주적으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주로 살펴보며 그러지 못할 경우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봉쇄조항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3%나 5% 정도 득표를 하지 못할 경우 의석을 받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헌법수호청이 최근에 독일 내에서도 헌법수호를 기치로 활동한다지만 정작 현 정권에 반대되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정적을 찍어 누르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주기에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불과 1년 5개월 전 2022년 12월 융커들을 중심으로 나치 독일과 바이마르 공화국 그 이전 프로이센 왕국으로 돌아가자라는 왕정복고주의자들의 쿠데타 모의사건을 예방한 전과도 있어왔기에 필요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사회를 향한 법이나 제도 혹은 가치라는 것도 모든 것을 충족하기 위한 완벽주의라는 유토피아적 해결방법이 결코 될 수 없기도 하다.

keyword
이전 11화몰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