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하숙생 같은 나그네일까
“ 강나루 건너서 / 밀밭 길을 //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 길은 외줄기 / 남도 삼백리 // 술 익는 마을마다 / 타는 저녁놀 //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
< 나그네 / 박목월 >
대학생 때 서울서 하숙을 했다. 방 3개에 하숙생 6명,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즐거운 추억이 됐다. 당시 ‘하숙생’(최희준 노래) 노래가 유행했었다. “인생은 나그네 길 /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 정일랑 두지 말자 / 미련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하숙생 같은 나그네일까? 하숙 생활은 여행처럼 고향 집을 벗어난 즐거움이 있었다. 그러나 하숙이나 여행이 즐거운 것은 역설적으로, 그 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여행이 끝나면 긴 시간 쉴 고향 집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돌아갈 고향 집이 없는 나그네, 평생 하숙생은 즐거울 것 같지 않다.
시인 천상병은 <귀천(歸天)>에서 인생을 ‘즐거운 소풍’이라고 말했다. 그에겐 돌아갈 영원한 집, ‘하늘’이 있었다. 틱낫한 스님은 명상걷기를 하면서 “나는 이미 도착했다. 나는 고향집에 있다.”라고 명상시를 읊었다. 틱낫한의 ‘고향집’은 ‘지금 바로 이곳’이다. 나의 고향집은 어디인가? “(---) 술 익는 마을마다 / 타는 저녁놀 //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 나그네 / 박목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