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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생일입니다

누구나 시를 쓰고 시인이 될 수 있는 세상

by 현동 김종남

“ 눈을 뜨니 / 오늘도 생일이구나! // 살아있는 모든 날이 / 나에겐 생일(生日)이다 // 죽는 날이 / 사일(死日)이라면 // 나는 / 그날을 모른다 // 그러니, / 날마다 축하받는 / 생일뿐이다.”

< 오늘도 생일 / 현동 김종남 >


나도 시를 썼다. 글을 시적 산문으로 다듬기 위해, 챗GPT의 도움을 좀 받았다. 누구나 시를 쓰고, 시인이 될 수 있는 세상이다. 시란 무엇인가? 이성복 시인은 “시는 침술처럼 문제 되는 부위를 정확히 찔러 통증을 진정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음이 아픈 사람은 ‘명침’같은 시를 찾아 열심히 마음속에 찔러넣어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 직접 시를 쓰는 것이다. 병자가 병을 낫기 위해 의사가 되어가듯, 일기를 시로 쓰면 느슨한 일상이 ‘날마다 축하받는’ 활기찬 생일로 변하게 된다. 나태주 시인은 “마음속에서 시 하나 싹텄습니다 / 지구 한 귀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라고 <시>에서 읊었다. 시 한 줄이 마음속에서 싹트는 순간, 세상 한 귀퉁이도 밝아진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아예 써야 할 주제까지 정해준다. <<인생의 역사>>에서 “내 죽음과 대면해야 비로소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다시 처음인 듯 살아가고 싶어지니까, ‘나는 죽는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시를 매일 써야 한다”라고 얘기한다. ‘나는 죽는다’로 시작하는 시를 써본다.


“나는 죽는다 / 생일(生日)이 생기면 사일(死日)도 생겨난다 / 단지 알 수 없을 뿐 // 밤 11시, 눈을 감는다 / 오늘 생이 끝난다 // 새벽 6시, 눈을 뜬다 / 창밖 파도소리처럼 도시가 깨어난다 / 새 생일이다. < 오늘도 생일 2 / 현동 김종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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