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서초구를 둘러보며 좋은 산책을 한다.
요즘 전철파업으로 평일 낮시간에도 만차라 조금 걱정을 하다가 길은 나선다. 얼리버드라 11월 말까지라 추위가 좀 자자 들었을 때 움직이고 싶었다. 열심히 사들인 옷들이 거의 가을옷들이고 레이어드를 하려면 부지런히 옷을 입어줘야지 안 그러면 바로 패딩으로 넘어가면 한해를 또 넘어가니 옷을 위해서라도 부지런히 움직이는 웃픈 현실이다. 20년이 넘은 롯데백화점 레노마에서 구입한 롱코트를 지금까지 고이 간직한 이유는 심플한 디자인도 한 몫하지만, 그때 당시 부담스러운 가격에 고민하다 구입한 거라 아직까지도 귀한 아이템이다. 마침 롱코트가 트렌드일 때 한 번이라도 입어줘야지 생뚱맞을 때 입기에 롱코트는 부담스럽더라. 거의 7년 전에 회사동기랑 갔던 기억이 있는 남부터미널 경로로 걸어서 예술의 전당을 마주한다. 놀라운 건 평소 좋아하는 나인블록과 테라로사 커피가 예술의 전당 바로 앞과 안에 있어 좋았다. 두 곳은 경기도 외곽으로 나가야 만날 수 있는 곳인데 서울 한 복판에는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이래서 좋은 동네 사는 베네핏인가~ 관람 후 테라로사를 구경했으나 지금은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 관계로 구경만 잘하고 나왔다. 느낌 있다~
올해 6번째 관람을 하며 제일 영한 느낌이다. 영하다 못해 키치 한 느낌이 다소 있다. 어른 관람객은 나 혼자이고 대부분 자녀동반 부모만 있다. 에르베 튈레는 프랑스 일러스트 화가이라고 한다. 참여하는 것에 굉장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색감자체가 밝고 신박한데 자유로운 영혼 같다. 바스키아 느낌도 난다. 계산된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프랑스를 생각하면 색감이 식박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준다. 무엇보다 어렸을 때 한 번은 그려봤음직한 색감과 느낌들이 있어 잠시 미소를 지어본다. 기존의 조용한 관람분위기가 아닌 까르르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공기를 채우는 기분 좋은 전시회다. 이방인 같은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