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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독서노트: 흔들리지 않고 아이 키우기

by adhdcafe


책소개:


ADHD 아이와 함께하느라 충격과 불안, 분노를 매일 거듭하는 부모의 마음에 초점을 맞추었다. 엄마는 아이의 거대한 집이자 안식처이다. 안식처와 집이 불안정해서야 아이가 좋아질 리 없다. 그런데 ADHD 부모들의 마음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걸 너무 때늦게 발견하기 일쑤다.


이 책은 아이와 엄마가 함께 행복해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동안 방치된 ADHD 엄마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최초로 꺼내본다. 엄마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굳건히 다져야 아이 역시 남의 시선,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자존감을 갖고 제대로 자랄 수 있다.


또한 아이의 ADHD를 직면한 부모들에게 생활 장면에서 어떤 마인드로 아이를 대해야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해나가야 하는지를 생생하고 진솔하게 가르쳐준다. 공부, 친구, 학교생활, 일상생활, 사춘기에 이르기까지 생활에서 아이와 엄마가 겪는 다양한 문제상황과 대처방식을 살펴보고, 구체적이면서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해 준다.


이 책을 통해 ADHD 아이에게 규칙에 어긋났다고 호되게 꾸지람하기보다는,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따뜻하게 포용해 줄 자세가 필요하고, 그것은 우리 부모와 사회 모두가 가져야 할 덕목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알라딘>




1장 ADHD라는 말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부모들


초진 즈음에 막막함이 떠오른다. 하루 종일 숫자 집착에 말이 느리고 혼잣말이 많아서 안 가려야 안 갈 수가 없었다. 4세 말 처음 상담 간 센터에서 아스퍼거 의심된다고 했다. 출구 없는 터널로 빨려 들어가는 암담함을 추스르며 대학병원 초진을 보았다. 반년 이상 예약해서 만난 성모 최 교수님이 아이들은 발달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위로하셨다. 그 후 6개월에 한 번씩 정기 진료 중이다.



출구 없는 터널에서 출구 있는 터널로 갈아탔다. 그리고 4년의 시간 짠짠짠짠단 짠짠짠짠단! 인생에서 제일 암울하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지만 창피함도 있고 욱도 있고 외로웠다. 내 살붙이가 너무도 사랑스러운 내 아기가... 동시에 창피하다니!



갓 태어난 동생도 육아하면서 거북 맘 카페에서 살다시피 하고 책 보고 치료 계획하고 주 12회 센터 갔다 오고 나의 건강을 아이의 성장과 바꾸었다. 그 시절이 부끄럽지만 후회는 없다.



아스퍼거일지 모른다는 센터장의 이야기부터 시작했으니 병원에서 다른 것이면 감지덕지했다. 그런데 7세 이후에 검사해 보자고 하셨다. 누구에게나 숨기고픈 비밀이 있다. 나도 내 아이 오픈을 두고 친정, 시댁, 기관, 교회, 지인 등에 알릴지 말지 고민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거의 오픈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루는 아이가 어디서 들었는지



엄마 나 adhd야?



라고 유치원생인 아들이 물었었다. 그때는 얼버무렸다. 이제 아이가 커 가면서 초등 고학년 되면 이 아이 자신에게도 알려줄 생각이다. 지난주 아이 검사실 앞에 앉아 있던 생각이 난다. 그곳만 가면 나도 덩달아 불안해진다. 애써 초연한 척하려 하지만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되었는데...



치료 시작할 초창기 어려웠던 것은 이 분야에 무지해서 두려웠다. 무슨 책을 무슨 사이트 무슨 강의를 들어야 하는지 몰랐다. 어느 정보가 유익한지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한약, 줄기세포 이식, 기 치료 등등 사이비성 정보도 난무했으니까.... 진단을 부정하고 언어 지연이 있어서 부정할 수가 없었다. 마음은 울면서도 몸은 아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 했다. 그때 들었던 세종 보듬 오원장님께 RT교육도 참 좋았다. 발달지연 아이를 대학에 보내기까지 키우셔서 정말 그분께 많이 배웠다. 때마침 아들의 진단 즈음해서 김창기 소아정신과 의사가 오디오 클립에 adhd 강의해 주었던 것들이 좋았다. 자기도 adhd이고 자녀도 adhd이니 얼마나 도움이 되었던지... 갈팡질팡하던 나를 잡아주신 그분들께 지금도 감사하다.



"내 자녀의 ADHD 문제를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금기로, 내 성 안에 가두게 되면 점점 벽이 두꺼워지고 높아진다. 성 안의 비밀이 알려질까 노심초사하느라 겉의 행동도 점차 자연스러움을 잃어간다. 보이는 면과 보이지 않는 변의 불일치가 심해질수록 심리적 고충도 더 커지고 병리성으로 빠질 위험이 많다."



그렇다. 그래서 내가 아팠구나! 시댁 친정에 오픈을 두고, 교회에 오픈을 두고, 지인들에게 오픈을 두고... 자존심이 상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전보다 편해졌다. 그들에게 서서히 빗장이 풀고 먼저 오픈하자 지인들에게도 비슷한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다지 타인의 삶의 개입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내 코가 석자니까!! 근데 비슷한 아이 가진 초보 맘에게는 저~엉~말 가끔 아~주 조심스레 손 내밀어 보기도 한다.






2장 나도 모르게 아이를 대하는 행동이 달라지다



작년까지 도망가거나 회피하거나 그냥 맞으며 견디거나 했다. 큰 아이 치료 시작할 즈음 산후조리원에 있었다. 큰 아이 센터 치료 12회와 집에서 엄마표 하느라고 기운이 후달렸다. 여유가 있으면 더 치료해 주고 싶었으나, 그것이 외벌이 남편이랑 빚지지 않고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코로나 시기라서 둘째 가정육아와 더불어 첫째 치료 다니기는 쉽지 않았다. 남편이 차로 출퇴근했기에 아이랑 킥보드 타고 버스 타고 센터를 다녔다. 뭘 생각하기에는 정신은 박약했고 제 체력이 달렸다.



올해부터 여유가 생겨요. 치료를 토요일 2타임만 남기고 자체 종결했어요. 이제 시선을 내부에서 외부로 돌려봅니다. 왜 나는 그토록 힘들었을까? 개인만의 문제인가? ADHD 인구가 한국인 약 10명 중 하나꼴이라면 이 사회도 무엇인가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닌가? 정치하자는 것은 아니고요. 내성적이고 소심해서요.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까지 왜 그리 마음 졸이며 다녀야 하나요? 지금도 학교 폭력 문제로 대화로 그 엉킨 실타래를 푸는 중이고요. 그리고 감사하게 독서모임을 같이 하고, 요즘 며칠 밤을 새우며 카페를 꾸려 그동안 자료를 업로드 중이에요. 지금 저는 이 아이를 위해 싸우는 중~!!



p. 67-68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그 사람의 감정과 행동을 결정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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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아이를 키웁니다. 독서와 산책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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