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기계가 아니라서 & 여름되면 모기랑 싸움하고
<초1adhd일기 2022년 5월 26일_기계가 아니라서>
이따가 우리방에 들어가서 잘거다
3시27분에 자서 4시30분에서 35분 사이에 일어나니까
31분에 일어날수도 있고
32분에 일어날수도 있고
33분에 일어날수도 있고
34분에 일어날수도 있고
35분에 일어날수도 있고
내가 시간을 딱 맞출 수 없다
기계가 아니라서 그런다
<초1adhd일기 2022년 5월 30일_여름되면 모기랑 싸움하고>
여름되면 모기랑 싸움한다
인제 나 3방물렸다
한방 더 물리면 인제 4방물린다
파리체로 잡는데
왜 모기가 빠르지?
어릴 적에 산으로 들로 뛰놀며 물고기 잡고 진달래 꽃밥해 먹고 소꿉장난 하고 땅따먹기 하던 추억들이 있다. 눈을 감으면 정지용 님의 시구처럼 꿈엔들 잊힐리야 노래하던 향수가 서린 산천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도심으로 나와서 30년 넘도록 도시의 삶에 길들여져 있었다.
작년에 아파트 전세 주고 시골로 이사한 것은, ADHD 형아의 초등입학을 위한 궁지에 몰린 것 같은 절박한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나이스한 타이밍에 나이스한 선택이 되었다. 감자 심고 땅콩 심고 도라지 심고 감과 대추 따고 호박 고추 가지 상추 심어 먹고 자연밥상으로 배불렀다. 대청 호수와 어우러진 자연이 주는 풍성함을 누렸다.
전원의 낭만~! 6인용 파라솔을 사고 성인용 대형트램펄린을 설치하고 여름방학에는 수영장도 설치하고 지인들을 초대해서 바비큐도 해 먹었다. 그런 날이면 마음이 더 배불렀다. 신기하게도, 태어나서 지금껏 감기를 달고 살던 아이들도 좋은 공기 덕인지 덜 아팠다. 세종 신도시에서 태어난 호반이도 이제는 손바닥으로 모기쯤은 거뜬히 잡을 수 있다. 다시 아파트에는 못 살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벌레는 뜨악!!
전원살이의 득과 실을 따져본다. 주택이 하도 추워서 히터 틀었다가 전기세 폭탄 맞고 놀랐다. 어느새 파리랑 모기는 귀여운 수준이다. 집에 들어온 쥐랑 지네를 보고 기절할 뻔했다. 남편은 평일동안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 늘 피곤하다. 엄마는 가게라고는 동네에 편의점이 딸랑 하나뿐이라 저녁메뉴를 늘 걱정한다. 호수와 호반이는 도시에서 누렸던 엘리베이터 같은 편리함들과 키즈카페 같은 즐거움들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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