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패턴인 사례와 비교하여 고찰
최근 채용 과정에서 ‘조직 문화 적응력(Cultural Adaptability)’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기업마다 의사결정 방식, 업무 스타일, 위험 회피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새롭게 합류하는 인재가 얼마나 빠르게 조직 문화를 파악하고 적응할 수 있는지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같은 문제 행동을 보이며 조직 내 갈등을 유발하는 직원의 경우, 이는 단순한 조직 적응력 부족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형성된 행동 패턴과 자기 조절 능력의 한계일 가능성이 크다.
조직 적응력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은 경우
특정 기업에서만 문제가 발생했으며, 이전 조직에서는 유사한 문제가 없었음
조직이 암묵적 규칙이나 행동 규범을 명확히 전달하지 않아 직원이 실수한 경우
개인이 조직의 의사결정 방식이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함
개인의 행동 패턴 문제일 가능성이 높은 경우
여러 조직에서 반복적으로 유사한 문제(음주 후 부적절한 언행, 충동적 행동 등)를 경험함
조직의 기대치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동일한 실수를 반복함
자신이 문제를 일으킨 이유를 조직 문화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음
즉, 단순히 조직 문화와 개인의 성향이 맞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무의식적인 행동 패턴이 원인이라면 조직 적응 문제가 아닌 자기 조절(Self-Regulation)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조직행동학에서 행동 책임성(Behavioral Accountability) 개념은,
개인이 자신의 행동이 조직과 동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스스로 인식하고
책임지는 태도를 의미한다.
책임성이 높은 직원의 특징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태도를 보임
문제 행동이 조직 내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인식하고 조절함
피드백을 수용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임
책임성이 부족한 직원의 특징
자신의 행동을 조직 문화나 타인의 탓으로 돌림
같은 문제가 반복되어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음
피드백을 받더라도 방어적으로 반응하고 변화하려 하지 않음
이러한 유형의 직원이 지속적으로 조직 내에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단순히 조직 적응력을 향상시키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다. 개인의 행동 패턴 자체를 변화시키려는 노력과 명확한 행동 규범 설정이 필요하다.
칼 융의 분석심리학에서 말하는 그림자(Shadow) 개념은 개인이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부정적인 성향이나 억압된 감정을 의미한다. 조직 내에서도 개인은 특정한 상황에서 무의식적인 자기 파괴적 행동(Self-Sabotage)을 반복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기 파괴적 행동이 발생하는 이유
스트레스 해소 방식의 문제: 직장에서 받은 압박을 건강하지 못한 방식(과음, 충동적 행동)으로 해소하려는 경향
권위에 대한 무의식적 저항: 조직의 규율이나 기대에 대한 반발로 일탈적 행동을 보일 가능성
무의식적인 퇴출 욕구: 자신이 조직에 맞지 않는다는 걸 인지하면서도 문제를 일으켜 자진 퇴사로 이어지는 패턴
이러한 심리적 패턴이 존재하는 직원은 조직이 아무리 적응을 돕더라도 결국 같은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조직의 관점에서도, 개인의 관점에서도 이 문제를 보다 근본적인 수준에서 해결하려는 접근이 필요하다.
조직 문화 적응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행동 패턴 문제라는 판단에 이르게
되었다면 보다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1) 행동 패턴을 인식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피드백 제공
"이전에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행동이 반복되면 조직 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당신의 행동이 동료와 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본 적이 있나요?"
"이런 상황에서 다른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셨나요?"
→ 감정적인 비난이 아니라 객관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피드백을 제공하여야 보다 효과적이다.
(2) 조직의 명확한 행동 기준 설정
음주 후 부적절한 언행, 비윤리적 행동 등에 대한 명확한 규칙과 제재 방침을 사전 공지
피드백을 수용하지 않는 직원에 대한 관리 프로세스 마련
재발 방지를 위한 행동 변화 프로그램 제공(코칭, 교육 등)
→ 조직이 일관된 기준을 갖고 대응해야 직원들이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판단하지 않게 된다.
(3) 필요 시 전문가 상담 유도
특정 행동이 반복된다면 개인적인 감정 조절 문제일 가능성이 크므로, 조직 차원에서 상담 지원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특히, 지속적인 음주 후 문제 행동을 보인다면 알코올 의존, 감정 조절 문제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징계보다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이 필요
이 사례에서 핵심 질문은, 이 직원이 정말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자기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인가?
1) 만약 조직 적응 문제라면?
→ 온보딩과 피드백을 통해 조직 문화 이해도를 높이고 적응을 도울 수 있다.
2) 만약 개인 행동 패턴 문제라면?
→ 이는 조직 문화 적응 부족이 아니라, 개인의 반복적인 행동 패턴 문제로 봐야 한다.
조직은 우발적인 실수와 패턴화된 문제 행동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하며, 개인이 조직의 기대를 지속적으로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명확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결국, 조직을 이끄는 이들이 해야 할 일은 인재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행동을 유도하고 더욱 건강한 조직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