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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울대리 Apr 11. 2024

미라클 모닝을 해보기로 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서른 그 시점에 나는 미라클 모닝을 대략 1개월 정도 했었다. 캄캄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내가 먼저 한 일은 바로 영어공부와 책읽기였는데 여간 어려웠다. 심지어 쏟아지는 잠을 주체할 수 없어서 결국에는 해야할 일 리스트를 만들어두곤 빨리 끝내고 6시에 잠시 눈을 붙이곤 7시에 출근준비를 했다. 다행히 회사와 거리가 도보로 10분 정도에서 자취를 했던 터라 조금 늦게 나가도 타격은 없었지만 문제는 ‘피로누적’ 에 따른 내 몸의 변화였다. 몸이 미라클 모닝을 어찌나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지 한 달 동안 꾸역꾸역 했더니 생리 불순과 피로 누적에 대해 농도짙은 다크써클이 나에게 선사되었다. 그 이후로 나는 미라클 모닝을 접었다.

서른 넷, 나는 벌써 n 번째 퇴사를 하고 환승 이직에 성공을 했다. 이직에 대한 성공이 그리 기쁘지만 않았던 이유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에 대한 고찰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럴거면 창업을 하라는 지인들의 말도 숱하게 들었지만, 나는 창업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내가 그동안 해왔던 [일] 을 계속 하고 싶을 뿐.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참으로 [일] 만 하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어간다. 동료들과의 관계, 사내 정치, 성과, 실적에 대한 압박 등등. 그 안에서도 내 직무에 대한 성장점을 위해서 무던히 노력해야 한다.


나는 이제 이 쳇바퀴같이 돌아가는 삶에 한 번 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직을 위한 면접 준비로 연차를 썼던 날, 나는 아침 6시에 눈을 떴고 바로 책상에 앉았다. 생각보다 몸이 무겁지도 않았고, 생각보다 많이 피곤하지 않았다. 무작정 브런치에 들어와 글을 쓰기 시작했고 커피 한 잔과 바나나 한 개로 아침을 시작했다. 쏟아지는 햇살에 왠지 피곤함도 뒤로한채 글을 쓰고 있는 내 모습이 고요한 시간이 너무나도 평화롭고 좋았다. ‘평생 이렇게만 살면 좋겠다’ 는 생각과 함께 나는 내가 왜 보통의 사람들과 ‘쳇바퀴 같은 밥벌이 일상’ 에 무료함을 느끼는지 알게 되었다.


바로 ‘목표’ 가 없었다.


32살, 내 집 마련을 하고서 내 꿈과 목표는 내 집 마련을 했다는 안정감과 함께 모두 초기화되었다. 이제는 40년 동안 빚만 갚으며 살아가기에도 충분했고, 집 값이 오르지 않는다고 해도 평생 이 곳에서 살아도 괜찮은 안전장치가 마련되었으니 당연히 나에게 ’목표‘가 있을리 없었다. 부모님마저도 ‘이제는 결혼만 남았네’ 할 정도로 내가 내 집을 마련했다는 사실 하나로 이제는 조금 더 편안한 삶을 살 수 있겠거니 했지만 실상 나는 달콤한 월급에 중독된 직장인처럼 안전장치가 평생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나를 좀 먹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목표를 그리고 하루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나는 이제서야 비로소 내가 ‘경제적 자유’ 를 누구보다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이 좋아서 프리랜서 자유로운 영혼이 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결국 돈 많은 백수가 되어서 내가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는 한량이 되고 싶은 속물이었다. 하지만 왠지 경제적 자유를 원한다고 내뱉는다는 것이 나는 왠지 모르게 자존심이 상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유는 모르겠다. 너도나도 경제적 자유를 외치니 그 말에 실증이 났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나 역시도 어쩔 수 없이 경제적 자유를 원하는 사람임을 인정하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보이기 시작했다.


그 시작이 바로 [시간] 이었다. 나는 절대적으로 나를 위한 시간이 부족한 사람이었다.늘 급했고, 늘 촉박했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출퇴근만 무려 4시간에 달하다보니 그것에 맞추기 위해 늘 급급히 기상을 하고 꾸역꾸역 만석의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글을 쓰고. 그러다 집에 들어오면 늘 녹초가 되어버린다. 실제로 열심히 산 것 같은데 집으로 돌아와 내 계발에 사용한 시간을 계산을 해보면 겨우 1시간 30분 남짓이다. 겨우 하루에 90분을 사용해놓고 경제적 자유를 바란다니… 그래서 나는 좀 더 독해지기로 했다.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고, 다시 놓았던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고, 나의 목표를 이곳 저곳에 챙피하지만 써두고 계속 목표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다시 놓았던 강의를 듣고, 느슨해진 독서를 하고, 조금 더 세밀한 계획을 세우고 매일매일 틈이 나는대로 미친사람처럼 내 ‘경제적 자유’를 되뇌이고 입 밖으로 꺼내기 시작했다.

손 발이 오그라드는 행위지만 실제로 자기 최면 만큼이나 확실한 동기부여는 없다.



그렇게 오늘도 미라클 모닝이 시작되었다.

나의 경제적 자유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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