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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이디 Dec 02. 2023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 것이 언제인가?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아침에
잠에서 깨면

노래를 부르고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부족민중 한 명이

몸이 아프거나 우울증에 걸리거나 의기소침해지면

부족의 치료사가 찾아가 맨 먼저 묻는 것이 다음 네 가지라 한다.


마지막으로

노래한 것이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춤춘 것이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 것이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고요히 앉아 있었던 것이 언제인가?






라디오에서

12월에 이루고 싶은 소원 하나를 묻습니다.


엄마 사연자분은

가족들과 소박한 국내여행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아빠 사연자분은

아이들이 그렇게나 좋아하는 식당에서 가격표 안 보고 마음껏 먹게 해주고 싶다고 합니다.


어느 사연자분은

매일 야근에 지친 피곤함을 달래줄 살아있는 낙지 3마리가 필요하다는 분도 계십니다.

시원하고 얼큰한 연포탕을 끓여 드시겠다네요.ㅋㅋ

낙지 3마리 대신 커피 쿠폰을 받으셨습니다.


멋진 사연자분은

함께 밥 먹고 잠드는 옆지기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원하기도 합니다.


그중에

제 마음에 앉는 분이 계십니다.


아주머니 청취자분은

뜨개실과 바늘이 있어 마음껏 손뜨개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모자를 만들고 

옷을 만드는 동안 너무나 행복해진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몇 년 전에

아는 언니가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언니는

손뜨개로 정말 신기할 만큼 예쁜 많은 걸 순식간에 만들어 냅니다.


하루 종일 일을 하고도

밤에 라디오를 들으며 손뜨개를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하면서요.


열심히 살고 있지만

뜨개실을 마음껏 살 수 없어 

애쓴 보람의 옷을 풀어 다른 걸 만들던 언니가 생각나는 밤입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시간은 정말 행복합니다.


손뜨개를 하는 동안.


사각사각 자판을 두드리며 글을 쓰는 동안.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동안.


그리고

친구들을 만나 대화가 아닌 수다를 떨며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시간에도요.



저도

올해가 가기 전에


하나의

남은 행복을 찾아 즐겨보고 싶어 집니다.


음~~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 것이 언제인가?



예전에는

좋은 일이 생기길 바랐는데

지금은 아무 일도 없는 그냥 편안한 하루이기를 바라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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