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좋아하는
율이는 겨울을 좋아하는데..
어쩌다 보니
더운 나라 싱가폴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한 번은..
"엄마, 여기는 1년 내내 여름이라 이상해"
"꼭 낮만 있고 밤은 없는 것 같아!"
그래도 잘 적응하고 지내나 싶더니..
하루는..
"엄마, 더워서 그런지 벌레가 많아!"
또 하루는
"앗! 도마뱀이야, 하마터면 밟을 뻔했어"
또 또 하루는
"공원에 갔는데 원숭이들이 나랑 유럽친구 머리 위에 올라와서
가방을 막 잡아당겼어"
무서워서 울었는데 지나가는 아주머니가 원숭이로부터 구해 주셨다고..
또 또 또 하루는
"엄마, 내 방에 바퀴벌레가 나타났어"
지난번에는 셰어하우스 옆방에 사시는 인도 아주머니가 해결해 주셨는데
또 나타났다고..
어렸을 때는..
공원이나 산에서
잠자리랑 매미도 손으로 잘 잡고 놀더니
그 먼~ 나라에서 바퀴벌레 나왔다고
전화에 대고 울며불며 집에 못 들어가겠다고 하면
참!
엄마가 가서 잡아 줄 수도 없고..
그래서~
방학이 끝나고 다시 싱가폴에 갈 때..
나는
바퀴벌레 없애는 약을 몽~땅 보냈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바퀴벌레에 조금 익숙해졌는지
그때만큼 호들갑은 덜하고 차분히 따지듯이 전화를 했다.
엄마!
근데~
나!
바퀴벌레 랑 주소가 같아?!
"엉? 그게 무슨 말이야?"
나는 물었다.
"아니이~
엄마가 준 바퀴벌레 약 붙여 놨는데~
그럼~ 먹고~ 자기네 집에서 죽는다며?"
"근데, 내 방에서 죽었어~"
"그럼, 바퀴벌레랑 나랑 집이 같은 거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