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모자람~ 80세까지 간다.

by 혜이디

“엄마, 모해?”

학교에서 강의가 끝난 율이는

집으로 가는 길에 대부분 나랑 전화를 하며 간다.


나는

“응~ 저녁에 먹으려고 고기 재우고 있어”

“아! 나도 재울래? 자장 자장 자장! 히힝~”


어렸을 때부터

율이는 내가 고기를 재운다면 그렇게 자장가를 불러 대곤 했다.


통화를 하며 집에 도착한 율이는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있었던 이야기를 한참 더 하다가


갑자기..


엄마!

나~

너무~

추워!


이런다.



놀라고 걱정이 되어..


더운
나라에서..

왜?

추워~



아마도..


시험공부에

인턴준비 하느라

너무 무리한다 싶더니

감기라도 걸린 게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지난번

코로나에 걸렸을 때도

밤 새 열나고 아팠다고

이틀이 지나고서야 힘없이 전화를 했었다.


혼자서

약도 못 먹고 챙겨주는 사람 없이..


덩그러니 혼자 방에 누워

아팠을 걸 상상하면 안쓰럽고 걱정이 먼저다.


“율아!”.

“핫팩 남았어?”


“아니~

지난번 생리 때 배 아파서 다 썼어”


율이는 배가 아프면

따뜻한 걸 배 위에 올리고 있어야 좀 가라앉는다.


무게 때문에

몇 개 가져가지도 못했는데

더운 나라에서 팔지도 않은 핫팩을 살 수도 없고..


급한 마음에..


“율아! 일단 수건을 물에 적셔~

그리고 비닐봉지에 넣어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핫팩을 만들자”


“추우니까 따뜻하게 핫팩을 안고 있으면 좀 나아질 거야!

아~ 그리고 뜨거운 차도 마시자”


몸이 따뜻해지면

추위를 덜 느낄 거라고 말을 해 주면서 난 걱정만 한 가득이다.


아무도 없는

혼자만의 나라에서..

엄마에겐 아직도 한없이 어린 율이가

아프다면 난 가지도 못하고 마음으로만 비행기를 열두 번도 더 탄다.


그렇게

한참을

조용히 듣고 있던 율이는

전화기 너머로..


작게~

말한다.


아주~


작~게..



엄마!

나~
그냥~

에어컨 온도를..

조금~
올리면 될 것 같아~
…….


(에필로그)


1. 율이는..


“아니이~

학교 끝나고 걸어오면 너무 덥단 말이야!


그니까~

에어컨을 켰는데, 너무 추워진 거지~이~"




엄마가
잔소리할 때마다


나라에 있는데

꼭~
옆방에 있는 것 같아!



2. 윤(오빠)이는..


저녁을 먹으며..


“윤아!

아까 전에 율이가 춥다고 해서 난 아픈 줄 알고 놀라서..”

하며 가슴 쓸어내린 이야기를 했다.


어릴 땐 다정했던..


윤이는~

대학생인 지금

아주 시크하게 자라는 중인데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엄마가 잘 못했네~

율이가 춥다고 했지? 아프다고 한 게 아니잖아?”

하며 툭 던진다.


윤이는

그냥 들어주면 좋은데

누구의 잘잘못에 꼭 판결을 내리려 한다.


판검사도 아닌 것이..


밥을 먹던 윤이는

나의 뜨거운 레이저를 느꼈는지

이미 늦었는데 애써 내 편을 들려고 한다.


엄마!

'세 살 모자람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도 있잖아?


"걔!

안 바뀌어!

엄마가 이해해~”이런다.


넌!

지금 그걸 위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