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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강가 Jul 15. 2024

43. 오월의 장미

#2 봄, 피어나는 우리의 마음


작열하는 태양 아래 핏빛으로 물든 장미꽃이 화려하게 빛난다. 살짝 벌어진 붉은 입술 사이로 흐르는 미소가 관능적이면서도 아름다워 눈을 뗄 수 없다. 우아하면서 고혹적인 자태와 짙고 매혹적인 향기에 취해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오월의 장미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뜨겁고도 강렬하고 아찔하게 사람들을 유혹한다.   





장미 터널과 정원을 지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우리는 온몸에 장미향을 두른 채 묵동교부터 겸재교까지 이르는 중랑천 제방을 따라 걷고 있다. 천연 향수가 따로 없다. 그 잔향이 걸을 때마다 은은하게 코끝을 스쳐 지나가며 마음을 설레게 한다. 당신에게서 꽃내음이 나네요 잠자는 나를 깨우고 가네요 싱그런 잎사귀 돋아난 가시처럼 어쩌면 당신은 장미를 닮았네요(사월과 오월/장미). 흥겨운 분위기에 노란 유채꽃처럼 밝은 얼굴로 콧노래를 부르는 나를 보며 그가 웃는다. 큰일이다!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취한 것처럼 이리저리 방방 뛰며 까불어대는 걸 보니 아무래도 치명적인 오월의 장미에 중독된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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