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태어나 내가 가장 잘한 일이 있다면 두 아이를 뱃속에 10개월씩 꽉 채워 품었다가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뱃속에서 꼬물 꼬물했던 아이들이 바로 눈앞에서 엄마를 보고 웃고 손짓 발짓으로 이야기해 주는 것이 마냥 이쁘고 행복했다. 하지만 현실 속의 나의 모습은 후줄근한 수유복에 코끼리다리 저리 가라의 부운 사람이었다. 여자가 아니었다. 내가 봐도 매력이 없는데 남편이 보면 있던 매력도 바닥을 찍고 지하로 내려가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산 후 체중계와는 이별을 했었기에 나의 몸은 과연 얼마의 무게를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둘째 아이의 돌잔치를 앞둔 어느 날, 돌잔치를 위해 대여한 한복이 집에 왔다. 난 당연히 예전 사이즈를 생각해서 대여했는데 이럴 수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그 순간 나는 좌절을 맛보았고 이걸 어찌하나 당황하였다. 이 당황함은 나를 하여금 다이어트라는 걸 다시 시작하게 해 주었다.
과연 나는 또 어떤 다이어트를 해야 하나 폭풍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다이어트의 기본은 식단과 운동이었는데 내가 그동안 해왔던 다이어트법은 식단이 주였다. 움직이는 걸 정말 싫어했기에 차라리 적게 먹자! 주의였다.
20대 때는 하루 적게 먹으면 1~2킬로 정도씩을 빠졌는데 나이가 들고 출산을 하니 아무리 적게 먹어도 몸무게가 빠지지 않았다. 결국 운동이란 걸 해야 했다. 하지만 거대한 몸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건 끔찍이도 싫었다. (정말 살은 왜 찌는 건지..)
그래서 선택한 것이 홈트였다. 5년 전에는 홈트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지 못했다. 지금은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고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었지만 5년 전에는 많이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만난 홈트 관련 서적, 운동도 책으로 배웠어요를 위해서 책을 구입하고 포스터를 집에 덕지덕지 붙이며 홈트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하루에 스쾃 100개, 런지 100개, 윗몸일으키기 100개 등등.
나는 100개 운동의 리스트를 적었고 매일매일을 실행했다. 그런데 문제 생겼다.
운동을 하고 나면 배가 그렇게 고픈 것이었다. 참아야 하는 식욕을 참지 못하고 결국 나는 먹었고 근육돼지가 되었다. 지금도 몸의 반은 근육, 반은 지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