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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ver young Nov 12. 2023

꼰대의 MBTI 따라잡기

MBTI는 타고난 성격이 아니라 최근 경험에 의해 형성된 현재 상태다

MBTI는 꼰대에겐 일종의 진입장벽이다. 사람의 성격 유형을 영어 대문자 네 개 조합으로 이야기하는 MZ 세대와 대화하려면 거의 필수인데, 이것을 수용하기가 만만치 않다. 혈액형이나 별자리를 가지고 성격 이야기하는 것은 쉽게 무시할 수 있었는데, MBTI는 그러기 어려웠다. 


MBTI를 대할 때 가장 큰 장벽은, 상황에 따라 바뀌는 성향을 어떻게 하나로 말할 수 있냐는 것, 내가 참여하는 모임의 성격에 따라 E(외향형)도 되고 I(내향형)도 된다. 과학과 수학 문제를 다룰 때는 N(직관형)이 되고, 공학적 문제를 다룰 때는 S(감각형)이 된다. 어떤 일의 결과물이 정성적이면 F(감정형)이고, 정량적이면 T(사고형)이 된다. 취미로 하는 운동에서 개인 종목은 P(인식형)로, 단체 종목이면 J(판단형)로 한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른데, '당신의 MBTI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답할 길이 없다. 그래서 구구절절 말이 길어지면 '꼰대' 소리를 듣는다. 그래서 잘 모르고 지냈는데, 우연한 기회에 이것이 확 와닿았다. 


MBTI는 타고난 자기 성격이 아니라, 지금의 내 생활 패턴에 따라 형성된 상태를 설명하는 도구


라고 생각을 바꿔서다. 그래서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E-I, S-N, F-T, P-J를 넘나다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니, MBTI에 관한 대화를 편하게 받아들이게 됐다.


그래서 내가 이해한 MBTI를 정리해 보려 한다.


MBTI는 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로 마이어스와 브릭스라는 사람 이름의 이니셜 M, B를 따서 만든 사람 성격에 지표를 말한다. 여기에 외적으로 드러나는 성격 두 가지(에너지의 방향 E-I, 생활 패턴 P-J)가 있고, 내적 사고에 작동하는 성격 두 가지(대상을 인지하는 방식 S-N, 이성과 감성의 우선순위 F-T)가 있다.


에너지의 방향 : E (Extroversion) - I (Introversion)  외향 - 내향

인지 방식        : S (Sensing)         - N (iNtuition)  구체적 - 종합적(감각 - 직관)

생각의 중심    : F (Feeling)           - T (Thinking)   감정, 감성 - 이성, 논리

실행의 형식    : P (Perceiving)     - J (Judging) 인식, 즉흥적 - 판단, 계획적


이것들을 결합하면 겉으로 보이는 행동에서, 

어떤 행동의 에너지 방향이 외부를 향하면 E, 나 자신, 내부를 향하면 I이다. 실행을 할 때 즉흥적이고 임기응변이면 P, 미리 판단하고 계획적이면 J가 된다. 


이런 행동을 결정하는데 생각하는 방식에서,

대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감각적이고 구체적이면 S라 하고, 직관적이고 종합적이면 N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받아들인 것을 토대로 실행에 옮기기 전에 생각하는 방식이 감정적이고 감성이면 F가 되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면 T가 된다.


순환 논증의 오류에 빠지지 말 것


이런 성격 지표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순환 논증의 오류에 빠지는 것이다. '내 MBTI 유형이 어떠하니 나는 이렇게 행동한다.'와 '나는 이렇게 행동하니 내 MBTI는 이것이다.'라는 순환 논증이다. 내 성격은 내 경험의 산물이다. 타고난 것도 없지는 않지만, 우리가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할 때 나타나는 것은 유전 형질에 담겨 타고 날 수 없는 것이다. 이전의 경험이 내 성격으로 발현되고, 지금의 경험이 미래의 내 성격에 반영될 것이다. 내 성향 중에 반대 방향으로 바꾸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쪽으로 갈 수 있는 경험을 늘이면 되고, 더 강화하고 싶은 것은 지금 성향을 살리는 경험을 더 하면 된다.


여하튼, MBTI 대화를 편하게 할 수 있게 돼서 성취감을 느낀다. 꼰대 탈출(?) 




*참고 자료

https://brunch.co.kr/@yujoung7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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