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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ver young Nov 28. 2023

[드라마 리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현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있는 경계인들이다.


한 줄 평


의사 중심이 아닌 환자를 중심으로 그린 메디컬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포스터

간호사 중심의 메디컬 드라마가 아니라 환자 중심이라고 한 이유는 스포라 생략.

의사와 간호사의 연애담이라는 식상함도 있지만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다.

우영우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해 줬다면, 이 드라마는 다양한 정신 질환을 조금씩 알게 해 준다. 강박장애, 공황장애, 조울증, 경계성 인격장애, 조현병, 우울증, 자살생존자 문제 등


신체의 병은 의료 기술 발달로 정복되거나 위험도가 낮아지기도 하지만, 정신의 병은 새로 생기거나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있다가 정복되는 질병이 있듯, 없다가 생기는 질병도 있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많은 병이 정복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노화도 질병으로 규정되어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 할 정도다. 그런 반면에 정신 질환은 그 반대로 갈 것 같다. 이유는, 우리 몸은 구석기시대의 수렵 채집에 맞게 되어 있는데, 기계 문명의 고도화된 도시 생활을 하고 있으니 뇌와 정신이 따라가기 벅찰 것이기 때문이다.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듀스의 <우리는> 중에서

구석기시대 수렵채집용 뇌로 현대 사회생활을 하면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구석기시대에 맞춰있는 우리 몸은, 하루 이동 거리, 하루에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수, 평생 알고 지낼 사람의 수 등이 그 환경에 맞게 세팅되어 있을 것이다. 대략 몇십 km, 수십 명, 수백 명. 그런데 현대의 이동 기술은 하루면 지구 한 바퀴를 돌 수 있고, 하루에 조회수 1억 회 넘는 동영상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2억 뷰 공중부양 춤 슬릭백' 틱토커는 대구 사는 중3

이런 환경 변화에 제정신으로 살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앞으로의 변화는 더 클 것이라는 것도 확실하다. 사회 변화에 더 이상 따라가지 못하게 되면, 생물학적 장애나 사망은 아니라도 사회적 장애인, 사망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음식점에서 키오스크나 태블릿으로 주문을 못하면, 무인 가게를 이용할 수 없다면 장애인과 다를 것이 없고 그만큼 불편한 생활을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현대인은 육체적 근육뿐만 아니라 정신의 근육을 키울 필요가 있다. 정신 근육을 키워주는 체육관과 퍼스널 트레이너가 생길지 모르겠다. 이 드라마가 그런 역할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으며, 작가가 간호사 출신이라 자신의 경험을 녹여냈다고 한다.

원작이 된 동명의 웹툰

새로운 관점에서 정신 질환을 바라볼 수 있는 좋은 드라마였다.


우리 모두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있는 경계인들이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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