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은 수많은 정보와
그로 인한 다양한 감정과
고통과 쾌락으로 가득 차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은
생각을 말끔히 비워야 할 순간도 있다.
물이 고이면 결국 썩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그 와중에도 마음 한편에,
혹은 작은 주먹 안에
어렴풋한 무언가를 꼭 쥐고 있는다.
그것마저 놓아버린다면,
우리는 다시 삶의 중심을 잃고
쉽게 휘청거릴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부정적인 생각과 회의감이 머릿속을 휘저으며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삶을 야금야금 좀먹으려는
바로 그 순간에도,
그들의 침략에 그저 배를 완전히 드러내고
눕지는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한다.
그들에게 육체는 내줄지언정,
모든 정신과 삶을 내주지는 않는다는 각오로
고통을 맞이한다.
그런 마음으로 그 감정의 파도들을 마주한다고 해서
당장의 고통이 크게 경감되지는 않는다.
다만, 그 파도가 지나가고 나서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현명한 사람 입장에서는,
파도가 지나간 후의 평온과
자기 확신과 긍정적인 에너지는
처음부터 예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자들에게는
그 평온이 영문 모를 뜻밖의 행운일 뿐이다.
그렇기에, 다음에 나를 덮칠
더 큰 파도에 대해서는 전혀 대비하지 못한다.
그 평온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 상태에서 파도를 마주한다면,
그 사람은 크게 당황할 것이다.
현명하게 다음의 파도를 마주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결국 쉽게 중심을 잃을 것이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 평온이 끝나갈 때쯤,
더욱 거친 파도가 으레 들이닥칠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예상했고,
그렇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명한 사람에게 새로운 파도는
중심을 잡는 감각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어주는
양분이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