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피아노를 좋아하는 이라면 모를 수 없는 델로니어스 몽크의 ‘Straight, No Chaser’. 위의 곡을 포함해 몽크의 음악은 일반적인 재즈 피아노와는 다르게 독특하고 투박하다. 패션 스타일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그는 특이한 면이 많았다. 한마디로 괴짜스러운 인물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투박하다, 괴짜답다는 말들에 그를 가두고 싶진 않다. 비밥 시대의 문을 연 몇몇 인물 중에 그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하나로 그는 괴짜가 아닌 선구자로 불리는 것이 훨씬 어울리기 때문이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괴짜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악동의 이미지까지 같이 떠올린다. 괴짜라 불린 몽크의 실제 성격은 악동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과묵한 쪽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괴짜 같단 이야기를 듣게 된 이유는 아마 그의 피아노 연주 기법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그의 연주는 강하다. 그러나 스타카토를 활용하여 여러 음을 화려하게 뽐내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음과 음 사이의 공백을 통한 절제된 멜로디와, 때때로 악센트를 주어 연주에 몰입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잔잔한 듯 강렬한 듯 복합적인 느낌을 내며, 청중의 입장에선 좋은 의미의 불균형을 경험케 하기에 그의 연주는 강한 연주이자 음악을 감상하게 만드는 비밥과 무척이나 어울린다고 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위대한 재즈 뮤지션은 마일스 데이비스라고 생각한다. 그의 음악 중 Kind of Blue 앨범을 제외하면 ‘Round About Midnight 앨범을 가장 즐겨 듣는데 해당 앨범 수록곡 중 ‘Round Midnight를 제일 좋아한다. 그리고 이 곡의 작곡자가 바로 델로니어스 몽크다. 마일스 데이비스와 몽크의 관계가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재즈를 위해서 함께 뭉쳤다는 것은 해당 곡을 좋아하는 내겐 나름 의미가 있다.
위대한 색소포니스트 존 콜트레인은 자신의 모든 면을 몽크로부터 배웠다고 말했다. Monk, 수도승 혹은 스님 등의 뜻을 가진 이 단어가 본인의 성이라는 사실에서부터 그는 이미 음악을 즐기는 것 이상으로 깊게 탐구하고 생각하기에 최적화된 사람이다. 과묵한 탓에 인간관계가 넓진 않았을지라도 덕분에 홀로 깊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사회성 좋은 사람이 성공한다는 인식이 만연한 사회에서 그가 재즈계에 남긴 족적을 통해 사회성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개인의 역량이자 능력임을 기억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