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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성인 Sep 12. 2023

인간 군상

반추

 세상에 쓸데없는 것, 의미 없는 것은 없다. 그리 여기며 살아가는 중이다. 아무리 좋지 못한 것일지라도 반면교사의 표본으로 삼고 정진한다. 정확히는 정진하려 노력한다. 외면보다 내면에 가치를 더 두고자 한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의식, 숨어있는 의미, 전달하고자 하는 교훈이 핵심이다. 삶과 사람.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껍데기만 빛나선 안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장이 필요 없단 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해서 그것에 사로잡힌 것만이 좋다 말할 순 없다. 너무 강한 신념은 아집이 되어버리는 이유와 같은 이유다. 결말부에 교훈을 던지며 마무리되는 많은 수의 영화, 허무함과 풍요함의 경계선상에서 쓰인 세계 문학의 흐름 등등 이 모든 것들은 누군가에게 깊은 깨달음을 줬을 테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겐 무의미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옳게 된 것일까? 옳고 그름이란 중요치 않은 것인가?



 화려한 초대장과 대비되는 초라한 파티를 보고 실망하는 이가 절대다수겠으나 그다지 큰 신경을 쓰지 않은 이들도 있을 것이고, 크게 화를 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초대장을 받고도 파티에 참여하지도 않는 무관심한 이들, 오히려 포장된 초대장 하나만을 두고서 기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음에 더 큰 가치를 두는 필자이나 상대주의적인 사고가 팽배한 현재, 실재하는 것을 두고 옳고 그름을 나누기란 쉽지 않다.




 인간은 무의미에서 의미를 갈망하는 존재. 교훈을 담지 않은 글을 쓰려해도 역설이 되어버릴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훈을 담지 않은 글을 쓰고 싶다. 무식자인 내가 타인에게 무언가를 전달하는 것이 부끄럽기에 그러하다. 나 분명 내 맘대로 되는 일은 아닐 것임을 안다.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그저 나의 파편화된 생각 나열이 누군가에겐 깨달음이 될 수 있고, 깊이 있는 고민 나눔이 누군가에겐 치기 어린 객기로만 비춰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끝없는 주의를 요하는 것이란 참으로 어려운 듯싶다.


 인간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 MBTI, 혈액형, IQ 등으로 구분할 수도 있겠다만 내게 좀 더 와닿는 인간 군상의 모습은 결국 괴짜와 광대, 햄릿과 돈키호테, 추가로 파우스트 정도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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