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우리애기는 막내로 태어나서 언니들이 가는 걸 다 봐야 하네...?”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차올랐다.
그럼 나는 앞으로 이렇게 아픈 이별을 또 얼마나 마주해야 하는 것인가.
외면하고 싶은 마음에 ‘가는 데 순서 없잖아’라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지만, 그 말이 언니에게 상처가 될까 봐 꾹 삼켜버렸다.
가족들의 죽음을 많이 지켜보면서 내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죽음은 어떠한 힘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기에
원통하고, 참혹하고, 비참하고, 황망하더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받아들이는 것.
나는 참 어렵고 또 오래 걸렸다.
무너지듯 슬프고 아픈 마음, 가슴 치도록 밀려드는 후회와 사무치는 그리움이야 당연하지만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힘들어만 하는 것은 나에게도 좋지 않고 고인도 결코 그것을 바라지 않으실 것이다.
이생을 돌아보지 마시고 좋은 곳으로 잘 가시도록 빌어드리고,
다음 생에 더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나자 이야기해 드리는 것.
고인도, 나도 서로가 길고 긴 헤어짐을 받아들이고 각자의 생으로 돌아가게 하는 문장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남아 있는 사람이 할 일이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언젠가 남아 있는 사람으로 살게 될 시간들을 조금은 단단하게 건너가길 바라며.
브런치를 시작할 때부터 죽음에 관한 이 이야기들은 꼭 하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10편을 생각했지만 이 이야기의 끝을 여기까지 해야겠습니다. 중간중간 글을 쓰는 게 손에 안 잡히기도, 마주하기 힘들기도 하더라고요.
안갯속 같은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조금 그리고 푹, 쉼의 시간을 가지고 다시 천천히 제 이야기를 꺼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