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매의 인연이 이만큼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안타까운 것은 부모와의 인연도 짧았던 가여운 언니들.
태어나자마자 하늘나라로 떠난 둘째 언니.
어릴 때 화상을 크게 입었다던 셋째 언니도 내가 태어나기 한참 전이라 전혀 기억할 수도 없다.
내가 기억하는 언니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다섯째 언니.
아마 내가 7살이나 8살 정도였던 것 같다.
집에 놀러 온 언니는 아빠에게 용돈을 드렸다.
"아빠, 백만 원이라 수표로 가져왔어."
나는 아빠 옆에서 처음으로 수표를 봐서 신기해했다.
그게 우리의 마지막 만남이 되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난 없다더니 그래서일까?
우리 집은 왜 이렇게도 하필이면 죽음이 가까운 걸까?
어디서 죽음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어떻게 납득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불운 자체로도 의기소침해지고 울적해진다.
남아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받아들이는 것 그뿐이었다.
함께 한 시간이 아예 없었고 또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한 핏줄, 같은 엄마 뱃속에서 태어난 가족인데...
나도 하늘나라로 떠나게 되면 우리가 서로 알아볼 수는 있을까?
언니들은 왜? 뭐가 그렇게도 서둘러 가게 된 거야?
우리 엄마 아빠가 얼마나 사랑도 많으시고 다정하신 분들인데
그 사랑 좀 듬뿍 받고 떠나지...
너무 안타깝고 속상하고 슬퍼.
다섯째 언니는 더구나 결혼도 앞두고 있어서
언니도 가족들도 놀라고 억울하고 원망스러운 시간을 보냈겠지.
우리는 왜 이렇게 만남은 짧고 헤어짐은 길어야 했을까?
언니들. 그곳에선 어떻게 지내?
사람마다 이 생과의 인연이 길 수도, 짧은 수도 있는 거겠지.
우리 다음 생엔 더 좋은 인연이, 만남이 좀 더 긴 인연이 되길.
속으로도 눈물을 삼키며 기도해.
만약에 가족들이, 그리고 내가 가게 되면 꼭 만나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