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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찰러 May 18. 2023

스타트업 ㅈ까라 그래! #. 12

'우리는 수평적 조직이라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정말 존중해요!'의 위험성

스타트업 조직 문화를 이야기하다 보면 수평적인 문화(flat culture)를 들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성공 스타트업 조직들이 이러한 조직 문화를 기반으로 혁신하고 성공했다. 구성원 간 의사소통은 물론이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도 나이, 학력, 직위, 직책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추진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메타(Meta)가 있고 이러한 메타에서 커리어적 성공과 개인의 성장을 이룩한 크리스 채의 '실리콘밸리에선 어떻게 일하나요'(관련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UADiwl9SHss) 의 내용을 읽어보면서 공감이 되는 부분이 참 많았다.



[출처: Linkedin]



"플랫 컬처(flat culture)는 바텀 업(Bottom-up)에서 부터 시작된다."


메타의 수평적인 문화를 설명하면서 크리스 채는 모든 의사결정이 바텀 업 형식의 의사소통 및 의사결정 구조를 소개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기성조직의 의사결정 방향인 탑다운(Top-down)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그런데 사실 많은 스타트업 조직들이 이러한 형태의 업무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조직들이 실패를 하고 있다.


많은 조직 들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필자는 크게 두 가지를 주원인으로 생각한다. 첫째, 흉내만 냈기 때문이다. 정말 수평적으로 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건전한 의사소통을 위한 피드백(feedback)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편견제거교육 및 훈련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조직이 대부분이며 기존 한국의 문화 정서상 남아있는 다양한 관습 등은 그대로 인체 흉내만 되면 결국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게 된다.


진정한 바텀 업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상기 서술한 그 어떤 의견과 내용이더라도 불편해하지 않고 효율적인 피드백이 이루어지기 위한 구성원들의 마인드 셋(mind set)과 교육 훈련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메타를 비롯한 많은 성공적인 기업들은 그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에 투자한 비용과 시간이 더 큰 효익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그들은 굳게 믿고 있고, 비용 편익적 관점이 아니더라도 조직의 아이덴티티와 같은 중요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조직의 비전(Vision)과 미션(Mission)은 탑 다운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두 번째 원인은 모든 것을 바텀 업으로 하려는 경향 혹은 탑 다운을 할 때 바텀업을 하고 바텀업을 해야 할 때 탑다운을 해버리는 잘못을 저지를 때 실패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탑 다운이 무조건 나쁜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나의 답은 '아니다'이다. 왜냐하면, 탑 다운 또한 조직 내 필수적인 과정이고 중요한 프로세스 이기 때문이다.


특히, 조직의 존립 이유이자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라 할 수 있는 조직의 비전(Vision)과 미션(Mission)을 설정할 때는 강력한 탑다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메타 또한 주커버그의 조직 및 사업 비전을 기반으로 모든 행위가 이루어지고 이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바텀 업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실패하는 조직의 경우 '우리는 수평적인 조직이야'라는 명목하에 탑 다운으로 정해야 할 비전과 미션을 구성원들 설문 혹은 밀실(?) 회의를 통해 정한다. 그렇게 도출된 결과를 비전과 미션이라 공표하는데 과연 비전과 미션이 제대로 역할을 하는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필자가 재직했던 조직의 예시를 들면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저런 형태로 결정했다. 설문을 하긴 했지만 과연 그것이 제대로 조사된 것인지에 대한 신뢰성과 타당성도 부족하였고, 미션과 비전 설정을 위한 설문 제작을 위한 전문가가 아닌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름 관련 분야로 경험과 연구를 해온 필자에게 의견은 단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밀실(?) 회의를 통해 몇 가지 키워드를 미션과 비전으로 공표했는데 그에 동의하는 구성원은 소수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성공한 스타트업 조직은 어떻게 하는가?



메타의 경우 파운더 주커버그가 수립한 미션과 비전이 전 조직 그리고 구성원에 전파됨은 물론이고, 좀 더 작은 단위로 운영되는 업무 조직의 경우에도 부서장/팀장 급 인원들이 이러한 목표를 정하고 운영한다. 국내에서도 배달의 민족의 경우 업무 십계명이 존재하고 토스와 카카오에도 강력한 비전과 미션을 파운더가 수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사를 운영하고 사업을 운영하여 성공시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스타트업 조직의 혁신과 성공 그리고 생존은 바텀업과 탑다운의 적절한 조화 그리고 TPO에 맞게 활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탑 다운 운영 방식이 자칫 일방적 통보로 생각되어 두려움을 느끼는 스타트업 대표나 리더들의 마음도 정말 잘 이해한다. 그러나 이를 배(Ship)에 비유해 보자면, 목적지와 방향을 지정하지 않은 배에 탑승한 선원과 승객들은 비효율적인 노 젓기와 선내 업무로 지쳐가고 결국 망망대해에서 표류하거나 이상한 목적지에 도착하여 (물론, 예상치 못한 도착지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지만...) 큰 고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유니콘이라는 거대한 신기루와 같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더욱 이러한 가치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스타트업 ㅈ까라 그래!' 시리즈는 기존 연재하던 HR '썰' 시리즈를 변형시킨 시리즈로 HR 관점에서 스타트업 조직의 현실을 속 시원하게 파해치고자 합니다.  HR의 대표적인 하위 항목(확보, 개발, 평가, 보상, 유지, 방출)에 상관없이 자유로운 주제로 1주일에 1개 - 2개의 글이 주기적으로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양질의 내용과 생각을 같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항상 생각하고 부지런히 글을 쓰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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