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가고 있다...

by 코난의 서재

거리를 걸으면 스산한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옷깃을 여미며 문득 깨닫는다. 또 한 해가 이렇게 흘러가고 있구나. 아직 12월이 오지 않았는데도, 마음은 이미 마침표를 찍으려는 듯 서둘러 정리할 것을 찾는다.

올해는 어떤 해였을까?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다이어리를 펼쳐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그 안에는 열심히 채운 날도, 허전하게 비어 있는 날도 있다. 빡빡했던 일정표와 느슨했던 한 페이지가 공존하는 모습이 꼭 내 삶 같다


한 해가 지나간다는 것은 아쉬움과 후련함이 동시에 찾아오는 일이다. 다 이루지 못한 계획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도, 그래도 여기까지 잘 버텨왔다는 위로가 스스로를 다독인다. 올해 초에 품었던 다짐들, 끝내 해내지 못한 일들에 대한 미련은 쌓이고, 동시에 지나온 모든 날들이 작은 성취로 남아 있다는 사실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이었을까? 바쁜 일상 속에서도 누군가와 나눈 짧은 대화, 예상치 못했던 작은 선물 같은 날들, 혹은 끝내지 못한 일 앞에서 흘렸던 눈물이 떠오른다. 그 순간들은 기쁨으로, 때로는 아픔으로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시간은 언제나 같은 속도로 흐르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각자의 속도로 살아간다. 어떤 사람은 올해를 '성장'의 해로 기억할 것이고, 또 다른 사람은 '견디는' 해로 남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우리는 또 한 해를 살아냈고,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나는 지금 나 자신에게 묻는다. "올해를 어떻게 기억하고 싶은가?" 후회가 아닌 감사로, 아쉬움이 아닌 배움으로 남기고 싶다. 그러기 위해 아직 남은 시간 동안 작은 기쁨이라도 하나씩 채워 넣어야겠다고 다짐한다.

한 해가 가고 있다. 하지만 그 끝자락에서 다시 시작할 새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또 어떤 날들이 펼쳐질지 알 수 없지만, 올해 배운 것들을 가슴에 안고 조심스레 내딛는 발걸음이 내년에는 더 가벼워지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한 해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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