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먼 곳으로 나를 던져 본다
느닷없이 찾아온 무기력이 몸 전체를 휘감으며 매몰되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저 멀리 깊숙하고 알지 못하는 곳에 도달할 때, 묵혀있던 뭉친 덩어리를 쏟아내며 비워간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통제하며 안으로는 요동치는 떨림을 온전히 몸으로 느낀다.
원인도 모른체 울고 있는 감정을 보듬어 줄 수는 없고, 어쩌다 한번씩 흠뻑 젖는 일상을 바라본다.
조금 전 휘몰아친 모습은 잊은 채 이성을 마주하며 제자리로 돌아온다.
틀에 맞춰진 채 하루를 시작하고 끝을 맺는 정형화된 삶의 반복속에,
불현듯 찾아와 나를 잡고 뛰어내리는 속삭임을 마다 하지 않는다.
끝 모를 곳으로 함께 내려가며 깊숙히 잠기는 감각을 마다하지 않고 온몸으로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