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을 끌어 안기엔 우린 너무 소중해
더없이 발전한 시대에 사는 우리는 왜 이토록 불행할까.
농경사회 이전에는 '그날 하루'를 사는 것으로 족했어. 그날 먹을 음식을 구했고, 그날 잠잘 곳을 마련했으면 그것으로 해야할 일을 다 한 것이지. 농경사회가 되고, 정착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점점 미래의 일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겨울에 먹을 양식을 모아두는 일, 흉작에 대한 대비, 자식들이 컸을 때 나눠 줄 유산 등...
먼 미래의 일까지 생각하게 되면서 걱정이 더 많아졌다고 하더군.
요즘은 자신의 노후까지 걱정해야하는 시대다.
나는 아직 30대에 불과한데, 은퇴후의 삶을 미리 준비해야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사회에서 낙오자가 되거나, 불행한 노후를 보내야할지도 모르는 불안감이 우리를 덮쳐와.
미래도 불안한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린 정말 불행해.
수많은 청년과 청소년이 불안하고 막막한 미래를 끌어 안고, 불행하게 현실을 살아가.
과거에 머물면 우울하고, 미래에 가 있으면 불안하다던 말마따나 우리는 우울하거나 불안하다.
많은 청년과 청소년이 우울과 불안 증상에 시달린다.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느날 문득 무척이나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어.
나는 그냥 난데, 뭐 얼마나 더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거야?
얼마나 더 대단한 걸 하겠다고 불행을 끌어 안아야 해?
나는 그냥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살고 싶어.
과거로 가면 우울하고, 미래로 가자니 불안하다면 방법은 하나.
지금, 현재를 사는 것.
다들 자기계발 해한다고 말하고, 미래를 준비해야한다고 말하지만.
그냥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 오늘 하루를 잘 살아도 되지 않을까?
무언가를 매번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야만 삶이 아니라,
나만이 살 수 있는 나의 삶을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우린 이미 잘 하고 있는 거잖아.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났어.
밤사이 몸이 굳었으니 스트레칭도 해주고,
나 어제 어떻게 살았지? 돌아보며 아침일기도 써주고,
아침사과는 금사과라니까 사과도 꼭꼭 씹어 먹고,
오늘은 햇살이 참 좋다. 아침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도 참 좋아.
아침에 잠깐 걷다가 오자.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만났어.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평화를 빌어준다.
그이의 삶이 평화롭기를 기도해.
저녁엔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거야.
이정도만 살아도 괜찮은 것 아냐?
뭐 얼마나 더 이뤄야하고, 얼마나 더 대단한 삶을 살아야해?
우린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존재잖아.
우린 세상에 무언가를 이루라고 보냄 받지 않았어.
그냥 너대로 살라고, 너다운 삶을 마음껏 살며 충만하게 행복하면 되는데,
그게 우리의 역할일 뿐인데, 우린 너무 불행해졌어.
순간을 살아가자. 다신 없을 영원한 하루를 살자.
오늘이 개 같았어도, 다시 우리에겐 영원한 하루가 주어지잖아.
다시 시작할 수 있잖아. 얼마든지.
불행한 세상에 우리를 내맡기지 말자.
삶은 우리를 불행하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야.
삶은 우리가 반드시 행복하기를 원해.
때로는 크고 작은 사건들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 올 때도 있지만, 그 말들에 귀를 잘 기울여봐. 나를 망가뜨리기 위해 오는건 아무것도 없어.
사랑을 포기하지 않기로 했어.
나 자신에게 실망할 때도 있고, 많이 부족하지만 사랑만큼은 포기하지 말자.
상대방에게 실망하고, 멋대로 해석해서 오해할 때도 있지만, 사랑은 포기하지 말자.
포기하지 않는 사람만이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나는 조금 더 행복하게 살기로 결정했어.
불행을 끌어 안기엔 나는 내가 너무 소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