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다리던 연휴가 왔다. 금요일에 연휴가 시작하자마자 본가에 가서 하루 반 정도 지내다 왔다. 남은 기간에는 며칠간 글을 쓰다가 남자친구가 고향에 다녀오면(그는 서울 출신이 아니다) 같이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본가에서 하룻밤을 자고 온 건 독립해 나간 이후 처음이었다. 내가 독립한지는 8년이 안 되었다. 그러니까 7년이 넘는 세월만에 처음으로 예전 내 방에서 밤을 보내고 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을 맞는 거였다.
이제 나는 그 집의 냄새가 낯설었다. 공기가 익숙치 않았고 불편했고 불안했다. 내가 18년 가량을 보낸 그 방은 성장기 때 그리고 초기 성인기 때 나의 물건들과 엄마의 물건들이 뒤섞여 혼란스러웠다. 나는 십 대와 이십 대 때의 내가 나라고 여겨지지 않았다. 그냥 한 때 잘 알았지만 이제는 멀어진 다른 아이 같았다. 그들과 지금의 나는 너무나도 달랐다.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몸은 피로했으나 바로 잠이 오지 않았다. 오래된 매트리스가 너무 불편했고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었다. 잠자리를 다시 정돈하니 조금 편해졌다. 누운 채 방의 느낌에 익숙해져 보려고 노력하다 보니 모르는 사이 잠들었다.
요 일주일간 불안을 완화해 보려고 애썼던 게 효과가 있었나 보다. 아침에 일어나니 심장은 여전히 빠르게 뛰고 있었고 얕게 잔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잠을 자기는 잤다.
점심을 본가에서 먹고 나와 서촌에서 친구를 만났다. 함께 커피를 마시고 저녁을 먹은 뒤 광화문까지 걸어와 교보문고를 구경하다 헤어졌다. 나는 내 집으로 돌아왔다. 본가에서 하루를 더 잘까 했지만 거기서는 글을 쓰지 못할 것 같았다. 본가가 여전히 낯설지만 엄마에게 설에도 하루 자고 가겠다고 말했다.
연휴가 눈 깜박하면 지나갈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직 일주일 가까이 남아 있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즘에는 오랜만에 위켄드의 노래를 다시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