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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h Sep 21. 2016

셀프인테리어 데크 철거부터 시공까지

우드워커

난 몇 개월간 인테리어 내장목수, 가구목수 과정을 배웠고 그 배움을 통해 무언가 실습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몇 해 전부터 아버님댁 데크가 썩어 저렇게 임시 땜빵을 하고 가끔은 발이 빠지기도 하는 등 문제 투성이의 데크가 떠 올랐다. 
보통 데크는 한번 설치하면 15년 20년은 가는데 문젠 개목수가 설치시 아래쪽 도장을 하나도 안한것이 더 문제인 듯하다.
하긴 전문가도 아니고 시골에 뭐 대충 때우고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했었겠지.  
그래서 이번 추석 연휴 기간을 맞이하여 난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가기로 맘 먹고 준비릉 하고 드디어 시공에 들어갔다. 

보통 데크 설치시 평당 35-40만원 비용이 든다. 공사할 공간을 대략 계산해 보니 10평 정도 나오는 듯한데 공사비 400만원에 철거비 하면 족히 500만원은 부를 공사인 듯 하다. 

이를 혼자 해보기로 하고 미리 주위의 목재상에 연락하여 가격 협상과 배송 등의 흥정을 마치고 120*3600mm 100장을 배송 포함해서 개당 6천원에 주문을 마쳤고 공사 당일 배송을 오게 했다. 
그리고 작업에 필요한 기계들을 구입했다. 물론 초기 비용이 들었지만 이후 나의 목수생활에 필요한 터라 과감하게 투자를 한다. 
재료를 절단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이 되는 마끼다 각도절단기, 각종 피스를 체결하는데 필요한 디월트 임팩트 전동드라이버, 철거시 피스를 갈아낼 디월트 전동 그라인더, 길이 나무를 재단할 마끼다 직쏘(테이블쏘가 있어야 편하지만 조금 뒤로 미루고), 각종 기리를 낼 스킬 해머 드릴, 그리고 각종 자 연필 비트 장갑 피스 등의 악세서리을 구매했다. 
그리고 오일 스테인 20l 한통까지 준비를 마친다. 

그리고 월요일 모든 준비를 마치고 아버님 댁으로 내려가 스타트를 하는데 시작부터 생각지 못한 오류가 발생한다. 
먼저 배송된 방부목은 수분이 많아 보였다. 그래서 전화를 걸어 따져 물으니 야적으로 인해 비에 노출이 많이 되었다고 한다. 교체를 요구하니 이곳 근처에 그러지 않은 방부목은 찾기 어렵다는 답변만 들려오고 안되면 환불해주겠다고 배짱을 부리기 시작한다. 
난 잠시 고민을 하다 일단 그렇게 못쓸 상태는 아니니 가격 에누리 협상에 들어간다. 사실 개당 6천원이면 상당히 싸게 구입 한것이만 그래도 실갱이 협상을 한 결과 오일스테인 7l를 추가로 받아내고 난간에 설치할 구조목을 추가 주문해서 배송을 하기로 협상 완료 했다.
뭐 스테인으로 아래 부분을 2번 정도 칠해주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래서 먼저 방부목을 다 펼쳐서 말리기 및  오일 스테인을 아랫면에 두번 도장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 
어차피 한번 도색하면 말리는데 시간이 필요하니 그동안 다른 작업을 하면 된다. 

그리고 두번째 오류가 해체 즉 철거였다. 
기존에 목공가구용 보쉬 전동드릴이 있었으나 철거할때 피스를 뺄 생각에 2배이상 강력한 30만원짜리 디월트 임팩 전동드라이버를 사왔는데 마모된 나사와 녹으로 인해 이게 생각만큼 해체가 안된다. 또한 그럴때을 대비해 사온 리무버 볼트 비트까지 준비했는데 무용지물이다. 헉. 

그리고 사전에 전문 목수들에게 철거에 대해 문의를 해봤는데 열명에 열은 다 그냥 빠루로 부시고 피스는 그라인더로 갈아서 해체하는게 일반적이라고 답을 들었었다. 
그래서 준비한게 디월트 그라인더 와 철재용 날이 있긴 했지만 너무 예상 밖이다.

그래서 결국 가지고 있는 마끼다 직쏘를 이용해 기존 데크에 설치된 방부목을 중간 중간 다 잘랐다. 그러면 한쪽만 피스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빠루나 망치로 방부목을 해체하는데 상당히 수월하다. 
그리고 그라인더로 튀어 나와있는 못을 모조리 갈아내기 시작한다. 그라인더 날은 보통 하나에 1200-3000원 하는데 피스 1500개를 갈아내는데는 한 4-5개의 날이 필요했다. 
중간에 모자라 공구상을 다녀오기도 했다. ㅎ
철거하는 과정에 나무는 썩고 썩은 나무에 벌레와 곱등이 등이 어마어마하게 서식함을 발견했고 난 모든 무기를 동원해 그들을 죽이고 퇴치하는데 총력을 기우렸다. 
햐 시작부터 어마어마 한 전쟁을 치루게 된 것이다. 
그나마 철제구조의 프레임 이었으니 이정도지 나무 틀이었다면 더 했을것 같다. 특히 흙에 나무가 닿으면 더 잘 썩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시멘트를 발라 흙과의 직접적 접촉은 피하는게 좋을 듯 싶다. 
이러니 목수가 신규설치는 해도 철거를 잘 안하려는 것 같다. 
가구도 리폼이 더 힘든 것 처럼...

생각지도 못한 철거과정으로 시간도 상당히 소비되었고 이제 어떻게 설치할지 고민을 하고 방부목 치수를 산출한 뒤 재단에 들어간다. 최대한 자투리를 활용하고 로스가 없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본다. 
특히 방부목이 만나는 부분의 공간 제약으로 인해 피스체결이 어렵고 모멘트에 따른 하중을 분산 시켜야 함으로 지그재그 방식의 구조가 필요했다. 
또 욕 나오게 한 것은 각관 프레임을 중간에 하나 더 설치만 했어도 쉽게 할 수 있는 작업을 상이 없는터라 사이드 부분은 아래처럼 다 조각을 내서 방향을 직각으로 바꿀수 밖에 없었다. 
기존 개목수들....

일단 재단하고 피스를 박기전 다 구조를 짜 맞추는게 오류를 줄이는 일이라 아래와 같이 모두 올려서 구조를 맞춰본다. 

역시 각도절단기는 목수에게 가장 중요한 공구인 것 같다. 
저놈이 없었다면 톱질하느라 아마 나의 손은 물집 투성이가 되어겠지... ㅎ


그런뒤 각 상마다 두개의 피스를 박는데 이는 아연도금 접시머리 38mm로 박아준다.  전체 피스를 박는데 약 1200개정도 들어갔는데 한개 한개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단순 가구나 목재 체결이 아니라 아래 각관을 뚤어야 함으로 온갖 순간적 속도와 힘을 집중시켜야 온전하게 박힌다. 
물론 기리를 한뒤 하면 좋겠지만 구멍이 한두개도 아니고 기리의 비트가 3파이 인데도 철제부분은 영 꽉 조이지 않아 직접 체결방식을 택했다. 그러다 보니 상당히 손에 무리도 가고 힘이 들어가야 함으로 허리를 폴더 형태도 구부린 상태라 허리가 끊어지는 듯 했다. 

그렇게 한장 한장 붙여 나가다 아래 오수관의 흐름이 원할하지 않음을 발견하고 다시 아래로 들어가 오수관 경사도를 맞추고 빗물받이 연결 작업이라는 복병을 해결해야 했다. 
다 덮기전에 그나마 발견해서 다행이다. 

중간에 시간은 없고 할일은 점점 늘어나는데 비가 내린다. 
태풍이 와서 그렇단다. 원래 비오면 노가다는 쉬는건데 난 그럴수가 없었다. ㅠㅠ
그래서 비를 맞으면서 일을 하루종일 했다. 아 무심한 하늘이여....

그렇게 한장 한장 붙여 나가다 아래 오수관의 흐름이 원할하지 않음을 발견하고 다시 아래로 들어가 오수관 경사도를 맞추고 빗물받이 연결 작업이라는 복병을 해결해야 했다. 
다 덮기전에 그나마 발견해서 다행이다. 

그렇게 방부목 데크 설치가 끝날 무렵 처음에 계획에 없었던 두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하나는 난간이고 또 하나는 계단이었다. 
난간은 받치고 있던 상을 모두 제거한 상태이고 난간 구조목은 올려야 한다는 아버지의 요청에 따라 남은 방부목으로 바람개비 형태의 기둥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가구 배움에서 다양한 다리 형태나 구조를 배웠던 기억이 나 그중에서 힘을 가장 받기 좋은 바람개비 구조로 만들기로 한 것.  그렇게 기둥 9개를 만들어 난간 구조목까지 올린다. 
기둥 1개를 만드는데 방부목 1장이 소요되어 여분의 방부목이 많이 소요가 되었으며 기둥과 아래 데크와 체결을 위해 비껴박기로 고정 시켜주었다. 또한 난간 구조목의 중간 중간 연결은 모서리를 45절단으로 맞닿게 체결하고 긴 부분은 직접 피스로 연결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시공이 계단이었는데 이는 기존에 있던대로 두려고 했으나 역시 다 썩고 허공에 떠있는 구조목이 불안하여 상의를 한 끝에 벽돌을 쌓아 시멘트로 굳히고자 한다. 
따라서 다시 골재가게로 달려가 벽돌 200장과 시멘트 10포를 공수해 왔다. 40kg짜리 한포대를 드는데도 엄청난 체력이 요구 되었다. 흑 이건 아닌데... 허리가 끊어진다. 

맨 아래 단은 시멘트로 얇게 발라 일단 주춧돌을 만들어 놓고 그 위에 벽돌을 쌓아 올린다. 생각보다 시멘트도 많이 들어가고 벽돌도 많이 소요가 되었다. 아래 바닥에 얇게 깐 시멘트만 해도 5포가 소요되었고 벽돌 사이사이 넣은 시멘트도 4포가 소요되었다. 마지막에는 좀 묽게 만들어 틈새를 모두 채워 넣어 계단 구조목과 맞닿아 뜨지 않게 만들고 양생을 했다. 

그리고 역시 구조목을 올리고 그위에 방부목으로 덧방을 치고 마무리를 했다. 사실 저부분만 해도 방부목 10장이 소요되었다. 생각보다 많이 들어간다. 구조목과 벽돌+시멘트는 콘크리트 못으로 박아서 단단이 고정하고 각 나무들과의 피스 체결로 모두 고정시켜 주었다.  어찌보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동원해서 한 것이다. 

그렇게 6일간의 데크시공을 완성하고 전체샷을 남겨본다. 
휴 힘들긴 하지만 뿌듯하다. 나의 단독 첫 시공이니 말이다.
옥에 티가 재료의 부재로 아래 펜스부분을 교체 못한게 좀 거슬린다. 덧방이라도 치려고 했는데 남는 자재가 없다보니...
정말 기존 보다 훨씬 정밀하고 튼튼하게 시공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상으로 추석연휴 동안 데크시공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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