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꿈에서 엄마를 울렸다. 정확한 맥락은 기억이 안 나는데 화가 잔뜩 나서 "엄마는 매번 언니가 먼저잖아", "언니만 신경 쓰잖아" 같은 말을 했다. 엄마가 제일 상처받을 만한 말을 골라서 하자는 생각이었다. 말을 뱉자마자 아차 싶었다.
본가에 안 간지 꽤 됐고, 요즘은 언니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일도 많이 없었는데 뜬금없이 이런 꿈을 꿔서 기분이 찜찜하다. 내 안에서 엄마는 어떤 존재인걸까.
예전에 꿨던 꿈도 다시 생각난다. 엄마가 언니를 혼내고 있었다. '알면서 말을 안 한다'고 소리를 질렀다. 언니는 정말 모르는 것 같았고 엄마는 필요 이상으로 격양되어 보였다. 지켜보던 내가 지금 화를 내고 있는 건 엄마라고 말했다. 엄마는 절박한, 아니라고 믿고 싶은 표정으로 아니라고, 아니라고 계속 말했다. 그 표정이 너무 무서워서 잠에서 깼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꿈이 이어질까 봐 잠을 다시 자지 못했다.
이게 언제였더라 싶어서 옛날 일기장을 다시 펼쳐보니 2017년 5월이다. 5년이 넘어도 꿈 한 조각이 기억이 나는구나. 악몽을 꾼 밤에 당시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도 되는지 고민이 됐던, 그래서 더 서러웠던 기억도 어렴풋이 난다. 결국 걸었던가? 전화를 받았던가? 그 부분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