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휴대폰 배경 화면은 예전부터 막내아들 사진이었다. 카톡 프사는 (온화한 중년 여성의 스테레오 타입에 충실하게) 꽃 사진이었는데, 가끔은 내가 찍어다 준 것이기도 했다. 얼마 전 엄마의 카톡 프사가 첫째 딸 사진으로 바뀌었다. 엄마의 휴대폰에 나만 없다.
이런 거에 서운해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막 눈물이 고인다. 생활에 지쳐서 마음이 약해져 있는 건지, 지난한 올해를 통해 내가 한평생 관심받고 싶어 했다는 걸 조금은 알고 인정하게 돼서 인지 모르겠다. 어느 쪽이 더 나은 건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단단한 사람으로 살고 싶은데 사실 뭐가 단단한 건지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