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대중 교통을 이용한 서울근교의 트레킹 코스가 SNS에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내가 최근에 트레킹에 관심을 가지게 된은 유행의 편승보다는 무의미한 시간을 유의미한 시간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으며 내가 삼남길 완주를 목표로 걷기 시작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이다.
이번 트레킹에서 삼남길이 아닌 광릉 숲길을 선택한 이유는 SNS의 영향도 있지만 봉선사에서 광릉정문까지의 데크길의 매력과 동반자가 결혼전에 광릉을 다녀왔다는 사실에 얼마나 변화했을까 하는 기대감도 한 몫 했다.
광릉 숲길까지 승용차를 이용하면 한시간이내 도착 가능하지만 광릉의 주차장은 사전 예약시스템으로 한달전에 예약하여야 내가 원하는 날짜에 예약이 가능하여 포천이나 남양주쪽으로 방문할 기회가 생기면 드라이브 코스로만 여기고 트레킹은 포기하였다.
작년 봄 4호선 전철이 당고개에서 진접까지 연장 운행된 이후 걸어 보려고 계획은 세웠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계속 미루워 오다가 이번에 결행 하였다.
안양에서 대중 교통을 이용하여 광릉까지 접근하기에는 지리적으로 쉽지 않다. 1호선을 타고 서울역이나 동대문에서 4호선으로 환승하여 진접역까지가야하며 여기까지도 약 한시간반이 소요되고 다시 버스로 약 20분정도 이동하여야 한다.
전에는 전철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주로 게임을 하거나 가벼운 내용의 전자서적을 읽었는데 이번에는 직접 종이책을 구입하기로 하여 인터넷으로 주문하였고 다행히 출발 전날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읽으려고 하는 책의 저자는 브런치스토리에서 ‘경아로운글**“이라는 필명의 작가로 내가 작가의 글을 처음 접했을 때 나의 퇴직 상황과 퇴직후의 생활이 많은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어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 ’퇴직일기‘란 도서를 발간 했는 소식을 듣고 즉시 인터넷으로 구매하였다.
집과 전철역은 멀지 않아 여유롭게 역에 도착하여 1호선을 탈 수 있었고 승차 전 환승역을 결정할 때 조금 유치하지만 구로이전에서 착석하면 동대문역에서 환승하고 영등포역을 지나서 착석하면 서울역에서 환승하기로 했고 다행히 구로역 전에서 착석하여 동대분에서 환승하여 진접역까지 갔다.
1호선에서는 편하게 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전자도서에 관심을 두었지만 4호선에서는 준비했던 도서를 읽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오랜만의 전철에서 독서는 오래가지 못했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고 집사람이 다음 역에서 내려야 한다는 말에 눈을 뜨니 어느새 다음이 진접역이라고 방송한다.
우리가 도착 직전 버스가 떠난 듯 다음 버스는 약 30분후 도착 예정이다. 뜨거운 태양아래 마땅히 쉴곳도 없어 망설이다가 조금 떨어진 가로수 그늘에서 택시를 탈까 망설이면서 택시비를 조회하고 있는데 버스도착 안내판이 갑자기 번쩍거리더니 버스의 도착 시간이 두정거장 전으로 변하고 곧 도착이란 메시지가 나온다. 조금 당황스럽다. 버스는 자리가 많아 여유롭게 승차하였다.
봉선사 입구에서 하차하여 봉선사를 둘러보고 광릉숲길을 지나 광릉수목원을 돌아보는 것이 오늘의 트레킹목표이다.
서기 969년 고려 광종 20년에 법인국사께서 창건하고 운악사라고 하였으나 그 후 서기 1469년, 조선 예종 1년에 세조의 비 정희왕후가 세조의 능침을 이산에 모시고는 광릉이라 하고, 이어 당사를 초창하여 선왕의 능침의 명복을 비는 자복사로 삼고 봉선사라 하였다.
그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서 병화를 입었고 1800년대 중반에 대사찰의 면모를 되찾았으나 한국전쟁시 또 병화를 입고 현재의 모습은 1960대이후라고 한다.
봉선사의 특이한점은 입구의 간판이 ’운악산 봉선사‘라고 한글로 써있고 대웅전도 ’큰법당’이라고 한글로 써있다.
주차장을 지나자 커다란 연못이 온통 연꽃으로 덮혀있어 절이란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연꽃은 대부분 새벽시간대가 만개 절정이고 낮이 되면 꽃잎이 닫히거나 시들어 버린다. 그래서 대부분 꽃들이 잎을 닫고 모르는 척하고 있다.
연못을 지나 큰법당으로 향한다. 청풍루 옆에 법종루가 보인다. 법종루에는 붕선사대종이 있는데 예종원년에 왕실의 명으로 주조되었다. 종의 중앙에 3가닥의 옆띠를 돌려 종의 위 아래를 구별하였고 정상에 쌍룡으로 용뉴를 나태내고 종견에는 겹연꽃잎을 돌렸다 그 바로 밑에 2가닥의 옆띠를 둘러 몸체과 구별한 것도 특이한 제조이다. 옆띠와 중앙의 3가닥 옆띠 사이에 강희맹이 짓고 정난종이 글씨를 쓴 장문의 명문이 새겨져 있다 하는데 나는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다. 이명문은 주종 연유와 만든이 등의 인명이 열거되어 조선전기의 동종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는 중요성을 갖는 대종이라 한다.
대웅전은 어느 절에서나 중심이되는 전각이다. 대웅은 석가모니 부처를 위대한 영웅 즉 대웅(大雄)이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봉선사는 경전 한글번역작업을 하였던 운허스님이 3차 중건시 대웅전을 큰법당이라는 한글 명칭으로 바꾸어서 편액을 달았다한다.
봉선사를 나오면 우측으로 국립수목원 광릉 숲 길이라는 표시가 보이고 그사이 데크길이 광릉 숲 길이다. 이 길은 무장애길로 걷는 동안 휠체어를 타고 이길을 지나는 분들을 여러분 만났고 데크길의 평판함에 나도 신을 벗고 맨발로 걷고 싶을 정도 였다.
이 길은 약 3Km를 1경부터 10경까지 구분하여 각 구역마다 특색 있게 꾸몄으나 길이가 짧아 크게 실감나지는 않는다. 광릉숲길의 끝은 국립수목원의 입구이다.
국립수목원은 광릉시험림의 천연림을 이용하여 수목원을 조성하였다. 수목원 내에는 여러 가지의 걷고 싶은 길이 조성되었는데 내가 걸은 길은 전나무 숲길이다. 전나무숲길은 약간의 언덕을 포함한 약 4.5Km의 길로 뜨거운 태양이 온몸을 녹였지만 그래도 숲길의 그늘은 걸을 만 하였다.
언덕을 넘자 내리막길의 중간 쯤 계곡과 맞 닿는 곳이 몇 곳 있었고 이곳은 힘들게 언덕을 넘어온 자들의 쉼터였다. 나도 잠시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발에서 올라오는 차거운 기운을 즐겼다.
다시 봉선사를 거쳐 진접역으로 가는 길과 의정부역으로 가는 길을 고민하면서 검색하니 15분뒤에 의정부역으로 가는 버스가 도착하는 시간이다. 서둘러 계곡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오늘은 집사람과 동반으로 광릉 숲 길 데크길을 중심으로 걸었다. 숲길 사이로 비추는 태양이 뜨거웠지만 그래도 같이 할 수 있어 보람찬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