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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도 사람이다 Nov 18. 2024

발가락 통증

피곤한 하루

발가락 통증이 다시 시작됐다.

가만히 있으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통증, 그러나 발을 내딛는 순간 통증으로 인해 깊게 파이는 미간 주름이다.

발가락이 아프니 건드리는 것조차 예민해진다.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통증, 몇 시간 만에 사라지기도 하고 오늘처럼 길게 종일 이어지기도 한다.

불편하기만 할 때는 다행히도 걷다 보면 좋아지는 경우가 있고, 오늘처럼 통증이 심할 때는 걷는 것조차 힘들어 절뚝거리는 신세가 되기도 하는데 날씨까지 추우니 바로 코 앞인 거리도 길게만 느껴진다.






병원을 찾았을 때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고, 매일 이어지는 통증도 아니다.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통증에 그저 불편한 정도여서 매 번 버텼다.

그러나 오늘은 폭신하고 두꺼운 매트 위를 걷는 것조차 너무 힘들어 발가락에 힘을 주지 못 한다.

절뚝거리며 겨우 하교한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왔지만 병원까지 갈 힘은 없다.

신경이 예민해지니 에너지를 다 쓴 듯이 체력은 떨어지고 몸은 축 처지는 것이 깊게 주름진 미간도 신경 쓰인다.






원인이 무엇인지, 병명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답답한 마음에 검색이라도 해본다.

말초신경염인지 족저근막염인지 내 증상과 비슷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내일은 병원을 다시 찾아가 봐야겠다.

발가락 통증으로 인해 오늘 하루 제대로 걷지 못하는 불편함을 겪어보니 평소에 얼마나 감사한 순간이 많았는지 새삼 깨닫는다.

멀쩡할 때 관리했어야 했다.

요새 면역력도 떨어진 듯 금방 지치고 피곤하던데, 진작 알아차렸어야 했다.

막상 통증이 시작되니 온 신경이 예민하다.






아들 녀석은 집에 오자마자 사부작사부작 만들기에 집중하며 덥다고 말하는데, 정작 엄마인 나는 집이 춥게만 느껴지고 눈도 피로하다.

아무래도 면역력이 제대로 떨어진 것 같은데 손가락만 멀쩡한 것도 신기하다.

손가락이라도 멀쩡한 걸 다행히라 생각해야 하는 건가, 엄마를 찾지 않는 시간에라도 눈 좀 붙여야겠다.

이불 속도 춥다.

달달한 초콜릿도 생각나고, 진하고 따듯한 커피도 생각난다.

몸 하나 일으키는 순간이 이리 힘들 줄이야,

건강하던 몸이 유독 더 생각나는 오늘이다.

충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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