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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도 사람이다 10시간전

따듯한 겨울로 지낼 수 있게,

오늘도 성공이다.

역시나 쉬운 게 없다.

얼마 전 이웃 작가님의 레몬 생강차를 따라 했다가 시작부터 난관이다.

재료 손질부터 시작하면서 생강 이 녀석과 실랑이가 있었지만 나름 뿌듯하다.

사실, 소량으로 깐 생강만 써봤지, 흙과 껍질이 잔뜩인 생강을 구입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굉장히 번거로운 일이지만 다듬어보니 오호, 할 만하다.

이렇게 또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은 듯 무한반복이다.

아들 녀석도 언제부턴가 싱크대를 기웃거리더니 엄마가 껍질을 다 벗길 때까지 생강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무한으로 가능한 것을 보며 더 놀라울 따름이었다.






레몬을 씻고 자르고 생강으로 넘어간다.

이런, 이번에도 생강 썰기가 만만치 않다.

겨울나기 힘들다.

생각보다 생강이 많고, 생강을 보다 생각이 많아진다.

내가 이걸 왜 하려고 했을까, 왜 쉽게 봤을까, 시작은 했으니 어떻게든 해야 한다.

옆에서 쫑알쫑알 돕겠다는 아들 녀석을 생각해서 생강을 잘게 다져 넘겼다.

흑설탕부터 여기저기 튀고 생강을 쥐어짜는 아들 녀석을 보며 할 일은 더 생겼지만 재밌어하는 아들과 함께하는 순간이니 이것 또한 추억이다.

아들 녀석을 꼭 안고 있으면 따듯하지만, 가족과 함께 마실 차를 생각하면 마음만으로 벌써 따듯하다.











한 번 해봤다고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잔 마셔보니 벌써 맛있고 든든하다.

감기는 얼씬도 못 하도록 당분간 옆에 끼고 살아야겠다.

같이 했다고 아들 녀석도 잘 마신다.

퇴근한 아빠에게도 엄마와 함께 만들었다고 권하며, 차를 호로록호로록 나눠 마시는 마음도 든든하고 따듯하다.

어른 입맛을 가진 아들 녀석, 건강하다고 하면 무조건 먹는다.

수시로 따듯하게 나눠마시고 올 겨울은 아프지 않게, 무난히 겨울이라는 계절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아들과 함께한 시간은 완벽했다.

성공이다.

아들의 성취감은 곧 나의 성취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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