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연·충 구조 = 통일성·연결성·충분성을 갖춘 구조
수사는 엉킨 실타래 풀기라고 할 수 있다. 법리 검토는 그 실타래를 똑똑하게 풀어내는 기술이자, 미로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나침반이기도 하다. 사건의 숨겨진 뼈대를 엑스레이처럼 드러내어 진실을 밝혀 내는 것이 수사이다.
그런 수사에 구성요건해당성, 위법성, 책임성이라는 법리 검토가 하나라도 빠지면 사건의 그림을 완성할 수 없다. 법리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공정한 판단을 내리는 핵심적인 과정이다.
수사에서 법리 검토의 방향을 잃게 되면 내비게이션 없이 떠나는 여행처럼, 수사의 갈피를 잡을 수가 없는 것이며 한 번 무너진 수사는 다시 쌓아 올리기 힘든 탑처럼 엉망진창이 된다. 단서를 하나하나 찾아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 정신 차리고 법리검토를 구조적으로 접근해야 할 절실한 이유이다.
글쓰기도 구조 없이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 글쓰기를 건축이라고 한다면 튼튼한 구조 없이 멋진 글이라는 건물을 지을 수 있겠는가. 구조적 접근은 글의 통일성·연결성·충분성을 강화하여 독자가 논지를 쉽게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도록 글에 날개를 달아준다.
튼튼한 뼈대와 근육이 있어야 글이 힘차게 움직일 수 있기에 구조는 글의 뼈대이자 근육이다. 구조는 글의 단순 요소가 아니라 내용의 흐름과 논리의 질서를 잡아주는 중요한 도구라 할 수 있다.
맨발로 유리 조각 위를 걷는 기분이랄까, 혹시라도 날카로운 비판에 발이라도 베일까 봐 조심조심 한 걸음 내딛는 것이 글쓴이들의 마음이기도 하다. 비판이라는 올빼미가 나타날까 봐 내 머릿속 아이디어들이 수줍은 다람쥐가 되곤 한다.
비판이라는 족쇄 때문에 내 아이디어들이 감옥에 갇혀버리지 않도록 족쇄를 풀어 본래의 내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온전히 표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비판의 잣대는 잠시 내려놓고, 내 안의 예술가에게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글쓰기는 내 생각의 무대이고, 그 주인공은 바로 나이다. 그래서 키보드를 잡는 순간, 내 머릿속 놀이터에서 하고 싶은 대로 뛰어놀고, 세상에 없던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마음껏 터져 나오도록 해야 하고, 짜릿한 희열도 느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내 글쓰기 파티 시간만큼은 왜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내 머릿속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쳐 자유롭게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한가? 그 이유는 바로 글의 통일성·연결성·충분성을 갖춘 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글의 모든 부분이 같은 팀 유니폼을 입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통일성이다. 한쪽은 축구복장을 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은 야구복장을 하게 되면 독자가 혼란스러워하게 된다.
문장과 문장, 단락과 단락이 서로 손을 잡는 모습이어야 한다는 것이 연결성이다. 독자가 헷갈리지 않도록 진지한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독자를 배부르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충분성의 문제이다. 기왕이면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식사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글을 쓸 때,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아 올려 통일성·연결성·통일성의 구조가 잘 형성되면 독자는 글을 읽는 동안 흐름을 놓치지 않게 되고, 짜릿한 속도감과 스릴 넘치는 이야기 전개에 푹 빠져 드는 것이며, 글쓴이는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다.
또한, 내 안의 무한한 가능성과 거대한 상상력의 빙산을 숨겨둘 순 없지 않은가. 비판이라는 돋보기를 잠시 내려놓았을 때, 내 안의 현미경으로 세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숨겨진 진실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어 두려움 없이 글쓰기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풍부하고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룰 수 있다.
그럼 이처럼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운 글쓰기가 이루어졌을 때 어떤 결과가 있을까? 비판이라는 족쇄를 풀고 글쓰기 자유의 날개를 펼치니, 글이 버터 바른 것처럼 술술 읽히고, 사람들을 홀리는 설득력까지 갖추게 된다.
게다가 비판이라는 그림자를 걷어내고 내 생각을 햇빛 아래 드러내니, 글이 잘 닦인 유리처럼 투명해지고, 독자들은 내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게 되며, 비판이라는 검열관 없이 내 안의 예술혼을 불태우니, 글이 뷔페처럼 풍성해지고, 독자들은 그 맛에 푹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된다.
또한, 통·연·충 구조로 글을 쓰게 되면 잘 조율된 악기처럼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잘 지어진 건물처럼 튼튼해지는 등 글 실력이 쑥쑥 자라는 식물처럼 발전하고, 자신감까지 쑥쑥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결국,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운 글쓰기를 할 때, 글이 명품이나 보석처럼 빛나고 하늘을 나는 새처럼, 날개 달린 말처럼 내가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