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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신 Feb 21. 2024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vs 10년, 내게 남은 시간

내 책과 닮은 책

평행이론이란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서로 같은 시대이지만 재미 삼아 다른 나라 다른 분야인 책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와 <10년, 내게 남은 시간> 비교해 보았다.


사실 난 며칠 전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을 읽었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주인공 노라가 죽음과 삶,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도서관에서 여러 가지 삶을 경험하는 이야기다.

<10년, 내게 남은 시간>은 죽음과 삶에 대한 나의 이야기다.


"살아봐야만 배울 수 있는 겁니다."


소설 속 주인공이 한 말이다.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지만 내 경험을 토대로 에세이를 출간했으니 공감 가는 말이었다.



"자신이 사라지는 편이 모두에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든 블랙홀 근처에 가면 중력에 의해 그 안의 황량하고 어두운 현실로 빠져버리는 법이다.

생각은 멈추지 않는 마음의 경련 같다. 너무 불편해서 참을 수 없지만 무시하기는 너무 강력하다.

p.38 _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우울한 생각은 좋은 기억을 잊게 만들었고 나쁜 기억을 불러왔다.

기억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지니 소중한 감정들을 놓치게 만들었다.

분명 순간순간 웃을 일이 있었고 즐거웠던 적이 있었지만,

우울함의 파도가 휘몰아쳐 마치 그 순간이 없었던 것처럼 집어 삼켜버렸다.

p.24 _10년, 내게 남은 시간"


우울함을 표현하자면 불편하고 어둡고 출구가 없는 곳에 갇힌 느낌이다.

좋은 생각을 하고 희망을 가져서 나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우울함을 묘사하는 부분이 비슷하다.




"한 번이라도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라고 생각해본 적 있는가?

미로 속에서 완전히 길을 잃었을 때처럼. 모든 건 당신 잘못이다.

왜냐하면 매번 어느 쪽으로 갈지 당신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p.91 _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왜 내게 이런 날이 일어난 건지 이유를 알면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몇몇 사람들이 말하는 그런 이유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네가 뭘 잘못하고 살아왔는지 생각해봐."

내가 사람들에게 한 잘못을 나도 모르게 찾았다.

p.23 _10년, 내게 남은 시간"


어떤 일에서 그 이유를 찾지 못할 때가 많지만

우리는 알고 싶고 찾고 싶어 한다.

노라도 그랬고 나도 그랬다.




"분주한 도시에서는 외로운 마음이 어떻게든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를 갈망한다.

마음은 인간과 인간의 연결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녀와 세상이 연결되고, 그녀 자신이 연결된다.

p.185 _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사고가 나고 10년이 지나니 내가 알던 곳과 친구들의 삶, 모든 것들이 변했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보았던 힘차게 흐르던 강물과 푸르른 나무들은 그대로였다.

.....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시간만큼 많은 것들이 변했다.

그러나 자연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p.163 _10년, 내게 남은 시간"


모든 세상과 사람들은 연결되어 있다.

그걸 아는 순간, 불안함이 조금은 잠재워진다.




"매일 매순간 우리는 새로운 우주로 들어가요.

자신을 타인 그리고 또 다른 자신과 비교하며 삶이 달라지기를 바라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죠.

사실 대부분의 삶에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이 공존하는데 말이에요."

p.258 _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듯

어떤 일이 일어나면 다 다르게 받아들인다.

누구에게나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일어나게 되어 있다.

p.81 _10년, 내게 남은 시간"


매일 행복한 일만 원하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항상 웃는 일만 일어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받아들이기란 참 쉽지 않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번갈아 일어난다는 걸 염두에 둔다면 견뎌낼 힘이 될 것이다.




"모든 게 달라진 이유는 거의 죽을 뻔했다가 이제는 살아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그녀의 선택이기 때문이었다.

살기로 한 선택.  노라는 삶이 얼마나 광활한지 경험했고,

그녀가 봤던 그 광활함 속에서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일뿐 아니라

느낄 수 있는 감정도 한없이 다양하다는 걸 깨달았다.

p.402 _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내게 흘러갔던 모든 것은 결코 잃어버린 게 아니었다.

죽음 바로 앞에 가보았기에 삶이 얼마나 대단한지 더 알게 되었고

감정의 밑바닥을 기어보았기에 다양한 감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p.106 _10년, 내게 남은 시간"



이렇게 글로 써보니 두 책이 정말 비슷하게 느껴진다.

사실 내용이 전혀 다르지만 말이다.

아마 삶이란 각자 다른 모양의 고통을 안고 살고

그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만들어가기 때문이 아닐까.

외로운 마음에 따스한 봄날 같은 책을 찾는다면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와 <10년, 내게 남은 시간>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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