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이 중성화 수술

9월 11일

어젯밤 12시부터 금식, 아침에 깨어난 연근이는 밥그릇을 찾았다.

"12시부턴 물 외에 음식은 주지 마세요, 밥그릇을 치우시면 됩니다."

수의사 선생님이 말했었다. 나는 12시가 되기 15분 전에 그릇을 치웠다.

연근이는 내가 주방에서 요리하자 음식 냄새가 솔솔 퍼지니, 식탁 의자 위로 올라가 목을 빼며 봤다.

"안 돼, 내려와!"

연근이는 머리를 숙이고 의기소침해져서 내려왔다.

"네, 네."

연근이는 안 된다고 하면 눈치껏 행동을 멈추고, 마치 사람이 '네.'라고 말하듯 소리 냈다.


오늘 11시에 중성화 수술을 해야 해서 아침을 못 챙겨줬다.

요즘 아침과 저녁으로 가다랑어 습식사료를 줬는데, 오늘도 연근이는 기다렸다. 연근이는 밥그릇을 찾더니 있던 자리에 없는 걸 알고, 내게 와서 서운하다고 "야옹." 울었다. 코로 부비지도 않고 나를 지나쳤다.


10시 30분이 조금 지나 캐이지에 연근이를 밀어 넣었다.

"야옹, 이야옹."

연근이가 들어가지 않으려고 몸에 힘을 줬다.

똥그랗게 뜨고 바라보는 연근이는 내가 애써 보내는 미소를 알아차렸는지, 캐이지에서 평소답지 않게 조용했다.


11시 20분쯤 중성화수술을 위해 동의서에 사인하고 나는 동물병원을 나왔다.

간혹 심장이 안 좋은 고양이는 혈액 검사 중 몸부림을 쳐서 검사가 중단되고, 결국 수술도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우리 연근이는 혈액 검사도, 수술도 잘 되길 병원 오는 내내 기도했었는데....


5시에 사무실에서 나와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연근이는 동물 입원실 안에 있었다. 깔때기를 목에 두르고 꼬리가 축 쳐져 더 얌전해 보였다.

"약 먹이는 방법, 영상 보고 오셨죠?"

"아직..."

"바쁘셨나 보네요."

"유튜브 영상은 보는데, 10분도 안 걸려요. 약은 아침, 저녁으로 먹이면 됩니다. 깔때기는 5일 동안은 풀지 않는 게 좋고요."

"네, 수술하고 뭘 먹여야 할까요?"

"평소 음식 주세요, 특별히 챙기는 게 오히려 안 좋을 수 있어요. 토하거나 설사를 하는 등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네."

나는 연근이와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손을 씻고 연근이를 케이지 안에서 꺼내줬다. 연근이는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냄새를 맡는데, 깔때기에 코가 닿지 않았다. 수술로 하루 종일 먹지 못한 연근이를 위해 밥부터 챙겼다. 도자기 밥그릇 위에 낮은 그릇을 얹어, 깔때기 때문에 고개를 깊숙이 못 내리는 연근이도 먹을 수 있게 했다. 연근이는 내가 준 습식사료를 허겁지겁 먹었다. 밥을 다 먹고도 연근이는 여전히 시무룩했다. 평소와 같이 책상이나 침대 위를 올라가려고 하는데 뒷발이 힘겨워 보였다. 옷장 위에도 올라가고, 1미터 50센티쯤 되는 높은 곳에서도 팔짝 뛰어내리던 연근이가 오늘은 몸을 사렸다.

약을 먹일 때는 몸부림쳐서 고역이었다. 약이 써서인지, 물총처럼 목구멍으로 들어가는 게 싫어서인지, 연근이는 약을 먹고는 놀라서 달아났다. 도망가기 바빠서 식탁의 다리나 벽면을 못 보고 얼굴이 자꾸 부딪혔다. 너무 미안했다.


"중성화 수술을 해야 되나요?"

"네, 수술을 하면 서로를 위해 좋죠."

나는 의사 선생님 말이 떠올랐다. 서로에게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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