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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chard Joe Nov 17. 2023

10일만 사는 것처럼 일하는 사람들

목조주택기초 만들기

유로폼이 입고되었다.  오늘도 날씨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반장이 먼저 나선다.  이렇게 폼을 입고 시키고 나면 이제 끝이 보인다.  이반장은 성씨와 김 씨에게 다그친다.  "빨리 작업하고 콘크리트 치자"  날씨가 받쳐 주지 않으니 빨리 끝내자는 것이다. 하지만 유로폼의 무게는 상상이상이다. 뜨거운 햇볕에 달구어진 철은 작업자를 괴롭힌다.  손에는 온통 기름 투성이다 유러폼에 폐기름을 발라서 옷은 엉망이다. 기름과 땀이 범벅이 되어 사람의 형상이 아니다.  



모든 과정이 현장관계자의 손으로 작업하는 것이라 더욱이 힘든 작업이다.  이런 작업을 할 때면 한숨이 나온다. 성씨가 "아 ~~~   엄마말 잘 들을 걸"   이반장이 웃는다. "나의 50 넘어 엄마말은?"  웃고 넘어간다.  공부를 잘했어도 직업은 아마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억지로 이 일은 할 수 없다.  아무리 생활이 궁핍해도 주택을 짓는 작은 소단위 건축일은 그 자체의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하지 못한다.  10일 단위로 움직이는 사람들,  모텔에서 생활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객지에서 생활하면 자기 생활은 거의 없다. 그런 일을 도전해 볼 수 있는 여유도 주어지지 않는다. 밥 먹고 일하고 밥 먹고 일하고 밥 먹고 술 먹고 그리고 취하고 자고 이것이 보통의 일상이다. 그리고 여관에서는 빨리 잠들지 않으면 무수히 많은 소음을 접한다. 수많은 잡음 중에 사람을 잠 못 들게 하는 이상한 소음도 들려온다.  필자 역시 모텔에서 생활하면 이런저런 이유로 술을 한잔 거하게 걸칠 수밖에 없다.  쉬려고 모텔에 들어가면 현장일 하는 사람들은 녹초가 된다.  일할 때는 몰랐던 통증이 밀려온다. 술이 진통제고 수면제다.   이반장이 오늘 타설 할 목적으로 서두른다.  유러폼을 세우고 


비계파이프를 연결한다. 단순한 과정이지만 이것 또한 신경을 쓸 부분이 많다. 오늘 타설은 한 번에 1200mm 콘크리트를 타설 하기 때문에 유로폼에 가해지는 압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만약에 유로폼이 터지기라도 하면 정말 낭패다. 수습을 하면 건축을 하는 데는 문제없지만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중장비를 임대하고 다시 타설해야 하고 인건비와 재료비가 예상 금액을 훌쩍 넘긴다. 처음부터 적자로 시작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빨리빨리 안 해!"   이반장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증거다. 하지만 바늘허리에 실을 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현장이 바삐 돌아가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날씨도 도와주지 않고,  이반장이 "오늘 안 되겠다. 이래 가지고 치것나" 점심 먹고 빠르게 포기하고 레미콘 물량과 펌프카를 연기한다.  누가 봐도 되지 않을 욕심이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면서 꼼꼼히 챙겨간다. 성씨는 다친 발목이 아직 정상이 아니다. 사실 더운 날씨에 일도 하기 싫고 속으론 "아~~ 씨 이반장 정말 되지도 않는 욕심부려 일하는 사람들만 괴롭힌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버림 타설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무척 힘든 작업과정을 지나고 있다. 마지막 종점이 보이는데 아직 힘들다. 유로폼이 다 작업이 끝났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보통의 경우 여기서 타설을 하는데 오늘은 불안하다. 너무 많은 물량이 들어온다. 35평형 단층 주택의 콘크리트 물량은 일반적으로 30~40루베(m3)이다 레미콘 차량 6~7대 정도 분량이 들어간다. 하지만 이번 물량은 좀 다르다. 거의 2배 이상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압력이 만만치 않을 것은 누가 봐도 당연하다.  이반장이 "어차피 하루 더 일할 거  용접하고 뒤에 버팀목 작업 더하자,  만약에 터지면 인건비 없어"  이건 무슨 개소리?  물론 인건비는 주겠지만 말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만큼 긴장하고 또 긴장하여야 한다. 용접은 김 씨가 맡았다. 잘 못하지만 폼핀과 철근을 연결하는 용접을 시작한다. 이렇게 용접을 하면 철근이 양쪽에 폼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하여 터지는 것을 방지한다.  


    일반적으로 목조주택 기초바닥을 작업하는 사람들은   철근콘크리트(RC조)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은 아니다. 목조주택 기초 바닥의 수평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철콘은 그렇지 않다. 조금 틀려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간다. 그렇게 긴장하고 몇 mm 까지 복잡하게 수평을 확인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도 이 작업을 할 때는 목조주택 전문가나 목조주택 팀장이 지휘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장소장의 지휘아래 레벨 작업을 한다.  이 작업이 잘되어 레벨작업이 아주 잘 되면 모든 부분의 공정이 빨라지고 시공상의 하자와 오류를 많이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바닥에 난방을 하는 방식이어서 더욱더 기초의 레벨이 중요하다.  포기할 수 없는 작업이다. 


    어느덧 맹위를 떨치던 태양이 산에 걸쳐있다. 요즘 들어 작은 모기가 기승을 부린다. 물리기 시작하면 온몸이 다 가렵다. "어차피 내일 오후에 공구리 칠 거니까(타설) 오늘은 가서 쉬자! 고생했다."  오늘도 신발에서 물소리가 난다. 무거운 폼을 옮기느라 다들 녹초가 되었다. 하루 연기되어 마음은 훨씬 가볍다. 내일 다시 점검하고  타설 하면 된다.   모텔 주인이 오늘도 에어컨을 틀어 놓았다. 이런 모텔이면 그냥 생활해도 좋을 듯하다. 샤워하고 나오니  " 칼국수에 감자전 먹을까 입맛도 없는데"  이반장이 말하자 모두들 동의하고 식당으로 향한다.   막걸리와 소주를 곁들인 식사를 마치고 방에 들어오니 시체가 된다. 


         다음날 


    각목재로 버팀목을 다시 작업하였다. 이반장이 아무래도 불안한 모양이다. 그리고 비계 봉으로 가세를 한 번 더 잡아 준다.  어떻게든 유로폼이 터지는 것은 방지해야 한다.  이렇게 수많은 수고들이 좋은 건축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수고로움이 행복한 집의 시작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점심이 지나 타설이 시작되었다. 일단 레미콘 물량은 10대를 잡아 놓고 시작했다. 하지만 계속 부족하다는 말이 나온다. 이반장이" 그럼 10대와 잔량 1대로 하자" 레미콘 업체에 전화를 했는데 안 된다고 한다. 물량이 없다고 한다. 이런 미친 레미콘 회사는 처음 본다. 




타설은 시작되었다. 양이 부족하지 않기를 바라며.....  사람손을 거쳐서 하는 수고로움이 장비를 쓰면 편리해지지만 장비는 사람손을 대신할 수 없다. 중장비의 일은 시간이 걸리지만 사람손이 대신할 수 있다. 이것이 사람손의 중요성이다.  사람이 하지 못하는 일은 없다. 그만큼 모든 과정의 일들은 사람손이 중요하다. 요즘 막일이니 현장일꾼 이렇게 비하하는 말이 많다. 하지만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의 손 때문에 여러분은 행복한 공간 행복한 집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여러분이 직접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귀한 손을 고맙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결국 다른 회사 레미콘을 한대 더 불러 마무리했다.  이런 레미콘 업체는 돈을 주지 말아야 한다.  책임감도 없고 준비도 안 된 회사 " 이런 촌동네"  긴장한 이반장이 화를 내며 혼잣말로 욕을 내뱉는다.


보조 데크까지 한 번에 끝 " 모두들 고생했다. "  이반장의 말이 한없이 부드러워졌다. 긴장이 가시는 순간이다.  이렇게 또 하루가 끝난다.  모두들 수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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