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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조와 덕이 Jun 10. 2024

삶은 매 순간 깨닫는 과정


햇살 좋은 휴일 내내 집 밖을 못 나갔다. 얼마나 아프냐 그런 말은 부모님이나 해주는 말이다. 온몸 기력이 떨어지고서야 왜 몸살이 났는지 내내 생각을 해봤다. 새로 시작한 궁도 때문이라기에는 괜한 탓이고 하루에 서너 가지 스케줄을 잡은 게 문제였다. 그렇게 다운이 되면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는 늘 아픈 사람이었고 그 이유를 밝혀 치료하기보다 가족들이 '왜 그렇게 평생을 아프냐'라는 말로 지천하는 모습을 더 보았다. 병원에서조차 나오지 않는 병이고 저 체력으로 인한 몸살이 거니로 여겼던 나 역시 공범자다. 부모님을 다보내고 오십을 넘으면서 그 병의 출처를 혼자 깨닫는다. 40대 초반 이른 자궁 출 수술로 일찍 온 갱년기 장애였지 않았나 한다. 


온몸의 근육이 아픈 것, 어디 꼭 집을 수도 없이 온몸이 아파서 그냥 쓰러져 드러눕게 되는 그 병을 엄마는 귀신에 홀린 병이라고 하기도 했다. 내가 꼭 그렇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그 많은 병원을 전전하고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밤을 새운 적이 두 번이었는데도 왜 아무도 엄마에게 산부인과를 권해주지 못했는지. 여성호르몬제라도 드시게 했더라면 그 심했던 변비나 골다공증 만성 근육통이 좀 나았을 것 같다.


심한 몸살을 하고 걷는 걸음은 발바닥이 뾰족한 느낌이다. 허벅지가 늘 늘 하고 여차하면 뒷머리를 타고 오는 두통이 생길까 몸을 아끼게 된다. 많이 쓰는 팔이며 손이 남의 손 같아진다. 이런 날이 오리라고 어찌 알았겠나. 1~2끼는 굶어도 끄떡없던 몸인데 이런 말을 하게 될 줄 몰랐다. 내 부모님도 이랬겠구나! 무릎을 친다. 


수십 년간 직장 맞춤형 몸이 되어서 인지 신통하게 주말이면 앓았다. 이번 몸살도 쌩쌩하게 근무하고 달력에 붉은 날 하루 몰아서 아팠는지 모른다. 주말 지나 출근하여 생각해 보니 이 병이라는 게 심적인 이유도 영향이 큼을 다시 느낀다. 그러니 제 길 올곧게 가고 자신을 북돋을 뱃심과 여유가 필요하다. 컨디션을 챙기면서 혹 넘쳐나는 감정이 없는지 마음 단속 하는 일이 정말 귀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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