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은 어디서 오는 걸까?

MZ에게 전하는 엄마의 편지극 -아이야, 너는 너로 살아라

by 레마누

감동 (感動) : 크게 느끼어 마음이 움직임.


감동은 와서 느끼고 움직이는 것이다.

감동은 따라서 억지로 만들어내거나 강요할 수 없다.

이유없이 주르륵 나오는 눈물을 닦으며 어리둥절한다.

내가 왜 이러지? 뭐지?

이유를 모르기에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뭘 알아야 아는 체를 할 것인데 영문을 모르기에

감동받은 표정은 언제나 멍하다.

입을 벌리고, 어깨를 늘어뜨리고 눈동자에 힘이 빠진다.

입에서 나오는 소리라고는 하나밖에 없다. 아...


감동은 나를 무장해제시킨다. 긴장 속에 사는 나에게 훅 들어오는 감동은 나를 꼼짝 못 하게 한다. 경계를 풀게 하고, 마음을 열게 만든다. 감동의 힘은 그만큼 세기에 나는 늘 감동받지 않으려고 마음을 동여맨다. 마음이 움직여 만들어내는 파동을 감당할 자신이 없기에 원천봉쇄한다. 괜찮아요. 정중한 사양을 가장한 비겁한 자기 방어기술을 쓴다.


책을 읽다 말고 흑흑 거린다.

감동의 문장을 만나면 눈물이 고여 글을 읽을 수 없다.

글이 가슴에 박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뚝뚝 눈물이 떨어지면 글자가 번진다.

단정하게 쓰인 문장이 희미해진다.

감동은 선명한 것을 흐리게 만든다.

나와 책 사이에 눈물이 들어간다.


감동적인 글을 쓰고 싶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는 발길을 멈추게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잔잔한 호수에 툭 떨어지는 나뭇잎하나.

화들짝 놀라 물결이 일고,

주변의 공기가 살짝 달라지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나뭇잎은 물 위에 떠 있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원래부터 있었다는 듯이.


감동은 작정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눈물을 짜내려고 하는 사람의 얼굴은 보기 싫다.

억지는 늘 힘들다.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어리석은 나는 글을 잘 쓰면 감동이 따라오는 줄 알았다. 마치 매끄럽게 말을 잘하는 사람의 목소리처럼 술술 읽히는 글이 좋은 글인 줄 알았다. 제 멋에 취해 제가 만들어가는 세상 속에서 이만하면 됐지. 어깨에 힘을 주고, 눈을 부라리며 빨리 감동해!!! 윽박질렀다.


감동은 크게 느끼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감동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고, 단순하고, 진실되다.

감동은 감동 그 자체일 뿐.

말이나 글로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다.

어리석은 나는 그걸 요즘에야 알아가고 있다.


KakaoTalk_20260114_070854692.jpg 낭독연습하는 작가님들


매일 <엄마의 유산>을 함께 쓴 작가님들과 만나 낭동극 연습을 한다.

전문배우처럼 능수능란하게 말을 갖고 놀지 못한다.

복식호흡이니 시선고정이니도 어렵고 힘들다.

마음이 급해지면 얼굴이 먼저 달아오르고,

중요한 말을 할 때는 몸이 흔들거린다.

시선은 어디를 봐야 할지 모르고,

아이 이름을 부르면 눈물 먼저 난다.

울면 눈물보다 콧물이 세 배는 많이 나온다는

작가님의 눈은 늘 빨갛다.

아이들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도

물이 나서 미치겠다는 작가님은

누구보다 열심히 낭독연습중이다.


엄마는 부족하지만, 아이들만큼은 그렇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간절함이 담겨 있는 말과 글은 들을 때마다 감동이다.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진심을 담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는 늘 감동이 따라온다.

참 이상하다.


백 번도 더 들었는데, 들을 때마다 새롭다.

한 글자 한 글자 가슴에 새겨 넣는다.

바늘로 피부를 찌르고, 눈물로 색을 입히며,

그렇게 우리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아이야. 너는 너로 살아라.



고통이 없으면 좋겠다고?

쉽고 빠르게 네가 원하는 것을 갖고 싶다고?

미안하지만, 엄마도 그 방법은 몰라.

너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고,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지켜주고 싶지만,

아무리 엄마라도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평생 너를 따라다니며 너를 대신해 아플 수도 없어.

엄마에겐 엄마만의 고통이 있고, 너에겐 또 너만의 고통이 있지.

다만, 엄마가 너보다 고통을 먼저 만나본 사람으로서 고통에 대해 해 줄 말은 있어.

어때 한번 들어볼래?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글은 연습하면 술술 읽힌다.

글을 읽는 것을 넘어 글을 전달하는 것으로,

전달을 넘어 감동을 주는 것으로 가고 있다.

우리가 흘린 눈물들이 그것을 말해준다.

진심은 마음을 움직인다.

아이를 향한 엄마의 마음만큼 진심인 것이 또 있을까?




드디어 이번 주 토요일입니다.

17일 토요일,

저는 새벽 6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갑니다.

사랑하는 아이들 손을 잡고 오세요.

와서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마음을 들려주세요.

엄마의 마음이 아이들을 움직일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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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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