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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상 Sep 16. 2023

귀가

귀가

- 李箱의 「날개」에 붙여


1

길은 일방통행인가

더 걸어볼 심산으로 거릴 쏘니다 만나는

아내의 내객


당신 여잔 아름답소

당신 여잔 부유하오


아내가 소중하면

아내의 내객도 내겐 소중한 사람


어깰 툭툭 치며 켜세우는 이에게

수면제가 아직 붙어 있는 굴로  


2

길은 일방통행인가

거리를 배회하는 나의 외출은

아내에게 바치는 유일한 겸손


당신 여잔 아름답소

당신 여잔 부유하오


아내가 쥐준 용돈이 다 떨어 저녁

아내의 내객 모자란 나의 술값을 치르고


돌아갈 수 없는 길에서

아내 어지는 풍경처럼 사라


3

나의 발길은 어느새 막다른 골목

벽에 부딪 튀어나오는

나의 독백은 유언 같은 고백


마지막 내객 떠날 시간

환청처럼 아내의 목소리 들 에서


다시 한번 훨훨

아내가 있는 집으로 날아가게


돋아라 날개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의 가냘픈 날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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