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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빌딩

by 김태상

63빌딩


1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누구 하나 화려한 서울이

해저 깊이 가라앉으리라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이미 거대한 해저도시다

들쑥날쑥한 질서 속의 움직임

아직은 그런대로 수압을 견딜 만한 모양이다

느낌은 느리게 찾아와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2

퍼득일 필요는 없다

퍼득거리는 제스츄어는

가쁘게 뛰는 심장의 유머일

턱밑으로 돋아나는 아가미는 튼튼하다

아가미를 위한 화장법이 유행하리니

앞서 옆줄을 그어놓는 지혜도 조화롭다


3

어장이 형성된다

63빌딩 물에 잠길 거라는 소문이 축축하다

이젠 빠르게 찾아와 느리게 진행될 것이므로

건조한 느낌이 남아 있다면

자살을 꿈꾸게 것이다 오히려 그물에 걸린 느낌이


4

안전하다 하지만 물고기가 없다

들쑥날쑥한 질서 속의 움직임

하늘하늘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63빌딩도

육중한 몸의 발꿈치를 들지 않는가

정확히 15도 기울어진 곳에서 느낌이 조절된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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