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덩이 Feb 15. 2023

나무늘보처럼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공부할 때 여유있는 태도의 중요성에 대하여


요즘 미술 공부, 코딩 공부, 영어 공부, 글쓰기 등 다양한 능력치를 높이기 위한 공부를 하면서 "여유있는 태도"의 중요성에 대해 느꼈다.


여기에서 내가 말하는 여유있는 태도란 공부하다가 커피도 마시고, 잠깐 유투브도 보는 등 시간적으로 여유를 갖는 것이 아닌

실력 향상에 대한 조급함을 가지지 않는 태도이다. 


나의 경우 여러 분야에 대해 처음에는 흥미를 가지고 공부를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부터 점차 스트레스가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사실 이러한 내가 흥미를 느껴서 스스로 하는 공부들은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당장 시험을 볼 것도 아니고 내 인생을 더 풍요롭고 즐겁게 만들기 위해 하는 활동들인데

그 활동들이 나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문득 의아해져서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해봤다.


특히 미술은 내 직업과 관련도 전혀 없고, 그 전부터 너무 공부해보고 싶었던 분야인데 

처음에 시작할 때는 재미있었다가 조금씩 스트레스가 되고 부담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예전에는 이럴 때마다 "역시 나는 이 분야에 재능이 없나?" 하고 포기할 때가 많았는데,

최근 읽었던 '그릿'이라는 책에서 재능이라는 것을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어떤 일을 하면서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일정시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봤던 것이 떠올라서

이번에는 내가 한번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생각보다 재미가 없어도 최소 1년은 지속해보자고 마음을 먹은 상태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미술도, 코딩 공부도, 글쓰기도 갈수록 재미가 없고 스트레스가 되는 이유가 원래 모든 공부라는 것이 그렇고,

이 시간은 견뎌내야만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가만히 내가 스스로 원해서 하는 자기 개발 활동에서 왜 스트레스를 느끼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니 

근본적이 이유가 "빠르게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릴 적부터 내가 공부라는 것을 했을 때는 

중고등학생 때 시험기간이나, 대학생 때는 과제나 시험 준비를 위해서, 

직장인이 되어서도 시험 날짜가 정해져 있는 자격증 공부를 하거나, 마감기한이 정해져 있는 특정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등과 같이

여유를 가지고 공부를 할 수 없었고, 벼락치기 등을 통해 최대한 빠르게 효과적으로 아웃풋을 내야 하는 상황들이였다.


돌이켜보니 참 내 스스로 선택해서 공부했던 순간이 거의 없었구나 새삼 깨달았다.

물론 어떤 자격증 시험을 보고, 어떤 공부를 할지는 내가 선택했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그 공부를 해내는 방식은 즐기기가 아닌 과제나 시험이였던 것 같다. 


물론 효율적으로 공부하여 최고의 아웃풋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이것에만 매달리면 더 많은 것을 빠르게 얻어야 한다는 스트레스로 인해 

공부를 하는 행위 자체에서 얻는 뿌듯함과 재미라는 너무나도 큰 손실을 보게된다. 


따라서 나는 생각을 바꿨다.


나는 당장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화가도 아니고,

코딩 프로젝트를 완수해야 하는 개발자도 아니고,

뇌과한 연구 논문을 내야 하는 연구자도 아니고,

책을 출판해야 하는 작가도 아니고,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


물론 미래에 언젠가 내가 공부한 스킬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우선 현재는 조급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내 머리 용량이 넘는 정보를 쏟아부으면서 공부를 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마음을 바꾸니 실제로 공부가 훨씬 재미있게 느껴졌다.


현재 코딩 인강을 듣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인강을 빨리 많이 들어서 진도를 나가는 것에 집중해왔지만 

생각을 바꾸고 나서부터는 쉬운 내용도 다시 살펴보고, 글로도 정리하고, 다시 여러번 읽어보면서 복습을 하고 넘어가니

내가 재능이 없어서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했던 코딩 공부가 조금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미술도 마찬가지다.

수업마다 꼭 한개 이상의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려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좀 망친 것 같으면 빠르게 대충 처리하고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고 싶어했다.

하지만 많은 그림을 그려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 

맘에 들지 않는 그림이라고 맘에 안드는 부분을 하나씩 다시 살펴보면서 수정하면서

여유를 가지고 그리니 그림을 그리는 행위도 더 즐겁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렇게 천천히 음미하면서 공부하니 

오히려 빠르게 진도를 나가는 것보다 효율성도 더 좋은 것 같이 느껴진다.


.

.

나와 같이 대한민국에서 시험만을 위한 공부를 해왔던 모든 어른이들이

이제는 빠르게 잘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여유를 가지고 느리더라도 하나씩 알아가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진정한 공부의 재미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전시회] 프로방스에서 온 댄디보이 다비드 자맹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