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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용감함으로

Humans of daiv. 스물세 번째 이야기: 홍지우

by 딥 다이브

마곡에서 홍지우를 만났다. 대학교 4학년을 마친 그는 지금 해외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그는 영화 '메리다와 마법의 숲’의 주인공처럼 말을 타고 활을 쏘는 여성을 꿈꾼다. Into the Open Air 라는 영화의 주제곡이 그녀와 잘 어울린다.


바쁘게 생활하다 보면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잊을 때가 있다. 하고 싶은 것을 전부 해내겠다는 다짐으로, 용감하게 세상을 탐험하는 지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지금은 졸업을 유예하고 12월에 있을 해외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연구실을 오래 다닌 것으로 알고 있다. 주로 어떤 연구를 했는지 연구 분야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달라.

연구실에서는 네트워크 보안을 주로 다룬다. 그중에서도 특히 네트워크 핑거프린팅 공격을 연구한다. 핑거 프린팅은 사용자의 네트워크 트래픽을 분석해서 네트워크 상에서 무엇을 했는지 알아내는 공격 방법이다.


최근에는 SpaceX의 저궤도 위성 인터넷인 스타링크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끝냈다. 저궤도 위성을 통한 네트워크는 기존의 네트워크와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핑거프린팅 기법들은 스타링크에 통하지 않는다. 스타링크에 특화된 모델이나 보안 방법을 찾아서 SpaceX에게 알리는 연구를 했다.


이제 곧 졸업을 한다. 대학 생활 중에 아쉬운 일을 말해 달라.

더 다양한 걸 해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저학년 때, 죽기 전에 할 수 있는 거 다 해보고 가자고 다짐했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정말 많은 걸 해보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웃음). 대학 생활의 반 이상을 한 연구실에서 보냈다. 그래서 좀 더 다양한 분야에 발을 들이지 못했었다는 것이 아쉽다.


그렇다면 기억에 남는 일은?

지금은 다이브에서 했던 활동이 가장 먼저 생각 난다. 2학년 올라가자마자 다이브에 들어갔는데, 나는 상대적으로 저학년이었다. 그전까지는 코로나 시대였다 보니 비교적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다. 다이브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내 세상이 한층 넓어졌다. 다이브, 그리고 다이브에서 만난 사람들 덕분에 많이 발전할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시기적으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지금 본인에게 가장 큰 고민이 있다면?

지난 6월까지는 진로 고민이 가장 컸다. 취업이나 대학원보다도 어느 분야를 가야 할까, 무엇을 했을 때 즐겁게 할 수 있을까. 그동안 보안 인공지능을 연구하기는 했지만 나한테 더 잘 맞는 뭔가가 있을 것 같았다. '이거다!’ 싶은 걸 찾고 싶었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 로보틱스 스터디를 하며 재미를 느꼈었다. 최근에는 그때 공부 한 내용을 바탕으로 로보틱스와 보안을 접목하는 방향으로 공부하고 있다.


졸업하는 이 시점에, 다음 목표는 어떻게 되나?

해외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다. 취업을 할지, 국내 대학원을 갈지, 해외 대학원을 갈지 많이 고민했다. 최종적으로 결정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해외 대학원에 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으로 살아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더 넓은 세상에 나가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를 졸업하면 해외에 나가서 살아야겠다고 고등학생 때부터 생각했었다. 캐나다에서 오기도 했고, 대한민국에서 이만큼 살았으면 다른 문화도 체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그냥 다양한 곳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해볼 수 있는 건 다 경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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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를 많이 다녔던 것으로 안다. 살고 싶은 곳, 한곳을 고른다면?

자연친화적인 곳에 살고 싶다, 호수든 바다든. 한국에서는 그런 곳을 찾기 힘든 것 같다. 빌딩 숲 말고, 진짜 나무가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


여행 가봤던 곳 중에서는 이탈리아 피렌체가 기억에 남는다. 여행했을 때, 피렌체의 관광 지역에서 조금 떨어진 숙소에서 묵었다. 그 도시는 깨끗하고, 사람들이 여유 있었다. 도시가 주는 느낌이 좋았다.


독특한 취미가 많다. 각 취미마다 하고 싶었던 계기가 있는지.

고등학교 때까지는 바이올린, 오케스트라, 책 읽기나 영화 보기처럼 정적인 취미를 주로 했었다. 몸을 쓰는 것을 잘 못하고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대학교 저학년 때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고 죽어야지 하고 생각한 것이 다양한 취미를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내가 진짜로 해보고 싶었던 게 뭐가 있지?"라고 생각하며 취미를 하나씩 늘려갔다.


그렇게 스무살 때는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했다. 여름이어서 시원한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스 댄싱’이라는 운동 종목을 좋아했어서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했다.


그리고 밴드도 하고 있다. 친구가 자신이 속한 밴드에 바이올린과 키보드를 맡았던 언니가 나가면서 자리가 비었다며, 참여를 권유해 시작하게 됐다. 베이스는 학원을 다니다가, 기존의 밴드 활동이 마무리된 후 새로 들어간 밴드에서 드럼으로 전환을 하게 되어 그만두었다. 드럼은 발을 쓰는 게 멋져 보여서 하게 된 것도 있다.


또 기타도 한다. 기타는 고등학생 때 윗집에서 드럼을 치길래 나도 질 수 없다! 하고 집에 있던 기타의 앰프를 천장을 향하게 두고 드럼을 칠때마다 같이 쳤던 기억이 있다 (웃음).


국궁과 태권도도 한다고 들었다.

국궁 같은 경우는 말을 타면서 쏠 수 있는 게 멋있어 보여서 시작하게 되었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이라는 디즈니 영화를 보았는데, 주인공이 말을 타면서 활을 쏘는 장면이 모든 여자아이들의 로망이었다.


사실 운동은 전반적으로 한다. 태권도는 지금은 안 하지만, 강한 여성이 되고 싶어서 시작했다. 정말 내 몸 하나를 지킬 수 있는 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같이 하는 운동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 어렸을 때 수영을 오래 했는데, 수영뿐만 아니라 이전에 했었던 운동들도 혼자만의 싸움이 중요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운동을 해보고 싶어서 태권도를 했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신이 되어 딱 한 번 소원을 쓸 수 있다면?

고치고 싶은 게 정말 많기는 하지만, 모든 어린이들이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소원을 쓰고 싶다.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좋은 사람들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최근 전쟁이 많이 나는 걸 보면서,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보면 좋은 세상을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게 아이들을 지원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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